은퇴 선원의 항해일지

웃어서 아름다운 캄보디아 여인

부에노(조운엽) 2020. 10. 20. 06:13

 

 

웃어서 아름다운 캄보디아 여인

웃어서 아름다운 캄보디아 여인

시아누크빌은 캄보디아에 하나밖에 없는 국제 무역항이다.

프놈펜에서도 컨테이너가 나가긴 하는데 큰 배가 입항하는 항구가 아니고 메콩강을 통해 바지선으로 컨테이너가 베트남을 오갈 뿐이다.

세계 최빈국 중 한 나라이며 자체 생산하는 공산품은 별로 없고 세계 의류 메이저 기업들의 저임금 집약산업인 봉제업으로 만든 옷을 많이 수출한다.

캄보디아는 요즘 중국판이라 빨간 간판이 많이 들어선다.

중국인은 프놈펜과 시아누크빌의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며 시아누크빌을 거대 차이나 시티로 만들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시아누크빌을 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하여 제조업 선진국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규제 완화 등 향후 10년의 비전을 발표했다.

캄보디아의 요청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한 나라는 중국이다.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 중인 중국 정부는 무역항인 시아누크빌을 중국~라오스~캄보디아 내륙을 거쳐 인도양과 남중국해로 나가는 관문으로 만들려고 한다.

프놈펜과 시아누크빌을 잇는 고속도로도 중국 업체가 건설 중이다.

차이나 머니가 밀려온 덕분에 캄보디아 경제는 많이 성장했다.

그러나 중국 자본 유입으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애초 캄보디아 정부는 봉제, 의류에 편중된 산업 구조에서 좀 더 다양한 투자를 원했으나 차이나 머니는 대부분 부동산과 도박 산업에 집중됐다.

해외 도피처를 찾는 중국의 검은돈 중 상당액이 캄보디아에서 세탁된다.

지나친 친중 정책은 미국, 유럽 등 서방 세계를 자극했다.

인권 탄압 문제로 유럽이 캄보디아에 봐주던 무역 특혜조치를 취소했다.

가난한 캄보디아가 고질적 부패, 프놈펜마저 하루걸러 정전이 될 정도로 열악한 인프라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름다운 깜폿에는 크루즈선이 정박할 부두와 휴양 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밀림 속에 우뚝 솟은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는 앙코르 왕조의 전성기에 만든 브라만교 사원이다.

19세기 프랑스 고고학자 앙리 무어가 발견한 이 사원을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과 호주 과학자들이 최신 항공 레이저 기술로 앙코르 와트 인근을 하늘에서 측량했다.

앙코르 와트가 자리 잡은 밀림 지대는 빽빽한 숲 때문에 육안으로는 지형지물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하지만 레이저를 이용하면 밀림 바닥과 땅속까지 자연과 인간의 손길이 닿은 인공물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헬리콥터에서 지상으로 레이저를 쏜 뒤 돌아오는 거리와 모양 등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1차 레이저 측량에서 연구팀은 앙코르 와트가 과거 발견됐던 인근 도시들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범위를 확대한 2차 레이저 측량을 하자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를 주도한 호주 고고학자 데미안 에번스 박사는 앙코르 와트 인근의 아열대 밀림에 900~ 1,400년 정도 된 여러 개의 도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새롭게 발견된 도시와 사원의 크기는 지금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했다.

특히 레이저 측량에서는 정교한 수로와 다리 등 도시의 주요 기간 시설의 유적도 나타났다.

캄보디아는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로 2,000년 전 프놈이라는 나라가 생겼고 부침 끝에 9세기 앙코르 왕조의 크메르 제국이 세워진다.

크메르 제국은 찬란한 문명을 이룩한 대제국이었고 12~13세기에 태국, 라오스, 베트남 남쪽에 해당하는 지역까지 영토를 넓혔다.

캄보디아의 대명사인 앙코르 와트를 비롯한 유적들도 이 시기에 세워진 것이다.

그러다가 15세기경 타이의 침공으로 수도 앙코르가 대파되어 크메르 제국은 사그라든다.

그래도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는 말이 있듯이 16세기까진 그런대로 타이, 베트남 왕조 등과 같이 놀았으나 내부에서 분열되면서 캄보디아는 밑도 끝도 없이 추락하는 암흑시대가 된다.

타이와 베트남에 번갈아 시달리다가 프랑스의 보호령이 되었다.

프랑스는 타이에서 시엠립 땅을 빼앗아 캄보디아에 주었고, 역시 프랑스의 보호령이 된 베트남에서 시아누크빌, 깜폿 등지를 뺏어서 캄보디아에 돌려주었다.

프랑스의 개입으로 캄보디아는 절반가량의 영토를 되찾았다.

그러나 백성 대부분이 교육을 받지 못했고 농사지어 물고기나 잡아먹으며 연명했다.

2차 세계 대전 후 1953년에 프랑스의 식민지배에서 독립해 캄보디아 왕국이 되었다.

독립 후 시아누크 왕조의 독재를 친미파 론 놀이 뒤엎었다가 크메르 루주에 의해 무너져 킬링필드를 겪었고, 베트남의 괴뢰정부를 거쳐 투표를 해 입헌군주국이 되었다.

캄보디아는 수백 년간 타이, 베트남과 프랑스에 휘둘렸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배는 안 곯고 살던 나라였다고 한다.

한국전쟁 때는 우리나라에 쌀을 원조해주었다.

그러나 미군 폭격과 킬링 필드 등을 겪으면서 국가가 완전히 망가졌다.

그나마 얼마 없는 지식인 계층이 크메르 루주 통치 당시 학살당하거나 국외로 탈출했고 의사면허 소지자가 이천여 명에 불과하고 그나마 전문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경제발전에 필요한 고급인력이 부족하여 캄보디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후진 나라가 되었다.

산업은 극히 빈약하여 봉제업을 제외한 여타 제조업이 거의 전무하여 지금도 농사짓고 물고기를 잡아먹고 산다.

그리고 앙코르 와트가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듯이 관광업이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고 카지노로 벌어들이는 수입도 제법 있다.

동남아시아를 평정한 앙코르 제국이 이룩한 거대한 유적이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앙코르 와트가 있는 시엠립은 외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다.

앙코르 와트 이외에도 다양한 유적이 있는 시엠립은 캄보디아 역사의 도시이다.

시엠립은 프놈펜에서 북서쪽으로 300여km 떨어졌고, 동남아시아 최대의 호수인 똔레쌉 호수가 부근에 있다.

시엠립은 일 년 내내 3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다른 지역에 비해 우기가 길어 비가 많이 온다.

매년 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앙코르 와트를 방문하여 명실상부한 동남아시아 최고의 관광지가 되었다.

시엠립의 정확한 발음은 ‘씨음리읍’인데 씨음은 타이의 옛 이름이고, 리읍은 패배했다, 즉 타이군 시체가 널려있다는 말이다.

이 이름은 타이와 전쟁에서 승리한 기념으로 붙여졌다.

지금까지 다툼이 이어지는 캄보디아와 타이의 끈질긴 악연을 지명에서도 알 수 있다.

대체로 캄보디아 사람들은 남의 물건을 손대길 꺼린다.

크메르 루주 정권 때 끔찍한 일을 많이 겪어서인지 남의 일에 잘 나서지도 않는 것 같다.

그런데 도둑이나 강간범 따위가 잡히면 마을에서 집단 린치를 하고 공권력도 못 말리는 관습도 있다고 한다.

어찌 된 판인지...

캄보디아 사람들 장점 중 하나는 잘 웃고 유머 감각이 몸에 밴 것이다.

동네에 즐기고 놀 게 별로 없으니 앉아서 멍 때리거나 모이면 농담 따먹기로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캄보디아 말을 조금 알아들으면 그들이 말할 때마다 매번 얼마나 웃기는지 알게 된다.

상황을 반대로 말하는 건 아주 기본적인 거고, 말을 이리저리 돌려 사람을 웃긴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 중에 외국인인 우리를 얼마나 우스갯거리로 만들면서 스트레스를 푸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이 언제 어디서 그들의 밥이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보수적인 캄보디아인들도 미소의 나라 타이 못지않게 잘 웃는 편이다.

눈이 마주치면 미소짓는다.

웃어서 아름다운 아가씨와 눈이 마주치면 미소로 답하니 내가 묻는다.

"아가씨, 혹시 날 아세요?"

"아뇨."

근데 왜 웃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