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 : 참~ 사람의 인연이란 [25] | |
7405| 2007-09-20 | 추천 : 8| 조회 : 5118 |
산 크리스토발에서 내려다 본 산티아고 전경
참~ 사람의 인연이란
한 이십여 년 되었을까?
상하이에서 그녀를 알게 된 지.
얜지 억양에 무척 순박하고 웃는 모습이 예뻤던 순이.
아르헨티나에서 옥수수를 벌크로 3만여 톤을 싣고 대서양, 인도양을 거쳐 그곳에 가서 약 한 달간 웨이팅을 하고 또 한 달간 하역을 했었지.
그때 우연히 알게 되어 거의 매일 상하이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둘이 만나서 아무 쿵쿵치처(공공버스)나 타고 종점까지 가기도 여러 번이었고, 인민공원을 수없이 거닐었고, 때 되면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으면서 중국어로 된 음식 이름을 배우기도 했다.
그때 맛있게 먹었던 칭차오 로우페, 칭차오 씨얄 같은 음식은 이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맛과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한문이 나오는 국어사전을 갖고 다니면서 그녀에게 간단한 중국어도 많이 배웠었고.
그리고 배에 있던 쉽고 재미있는 책도 보라고 여러 권 주었다.
나중에 사복 공안(비밀경찰)에게 조사할 게 있다고 다 빼앗겼다고 들었지만.
배가 출항할 땐 부두에 나와 한없이 울며 손을 흔드는 것을 보고, 목이 메어 안타까웠는데…….
그녀와 나누었던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수많았던 이야기들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부에노가 한국인으로 남조선(그 당시 그들은 남한을 그렇게 칭했다)에서 태어난 것이 참 부럽다고 했다.
순이 조상은 한국인인데, 국적만 중국이지 중국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국 사람도 아닌 조선족이라 해서 어디에서도 대우를 못 받는다고 했다.
그리곤 까맣게 잊었는데…….
글쓴이가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를 거쳐서 칠레, 산티아고에 있다가 그녀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중국교포와 뭔 이야기 끝에 그녀 이름이 나오게 되어 물어보니 인상착의나 나이가 비슷했다.
아르헨티나로 이민 온지 십 년 가까이 되어 영주권도 있고 딸하고 둘이 살고 있다나.
혹시나 해서 이리저리 수소문해 그녀 가게의 전화번호를 알게 되어 전화를 했더니…….
세상에~ 글쓴이가 기억하고 있던 예전 순이의 귀에 익은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가?
“야~ 이렇게 살아 있으니 지구 반대편에서도 소식을 알 수 있구나!”
글쓴이의 반가운 목소리에 그녀도 엄청 놀란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2월에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도 이십여 년 만에 만난 태권도 사범도 있었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예전 추억을 하나씩 꺼내 이야기 하다가 그 분이 하신 말.
“정말 죄 짓고 살지는 말아야지, 살다보면 이렇게 오랜만에 만날 수도 있는데 얼마나 반가워! 부에노가 몬테비데오에 다시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도 그랬지만 산티아고에서도 라틴방의 부에노를 알아보고 인사하는 교민들이 있었다.
그리고 라틴방의 인연으로 예전에 얼굴도 이름도 몰랐던 안드레스 어르신 댁에 머물고 있고, Rail Art 박우물 님의 산티아고 공연도 주선하게 되었지만.
그래~ 우리가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아니면 자기도 모르게 남들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
뭐, 가급적 그런 걸 줄이며 살자는 이야기지.
그나저나 순이를 만나러 가야하는 걸까?
순이에게 바치는 산티아고의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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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ci | 하여튼 복도 많고 인연도 많아...부에노는 ..... 당연히 만나야지.... 나라면 벌써 가봤겠다..... 이 짧은 인생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보고싶은 사람 보고 그러고 살기에도 얼마나 모자라..? 이 싱싱한 솔떼로가 뭘 망설이나..? 목소리 들었을 때.. | 09-20 |
saci | 얼마나 가슴이 저렸을까..... 참 그나저나 어디에 부에노의 여인이 없는 데가 있나.... 그래 앞으로는 한번씩 다 한번 만나봐..이집트도 꼭 가고..... 혹 알아...? 가슴이 다시 뛰게 될지..... 부럽구...참 좋겠다.. | 09-20 |
kyoon | 저~부에노님...나훈아의 "18세 순이"를 올려도 될까요..? 아무래도 부에노님이 쇼크상태같아서 노래듣다 충격이 더 커지면?...ㅠ.ㅠ | 09-20 |
saci | 균님도 한번 찾아봐요.... 엣기억을 더듬어서.... 아니네...여기는 싱글이 아니지.... 근데..디게 부럽다, 아무리 생각해도....난 보고 싶은 사람은 많은 데...정작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없네..... 대체 왜 없지..? 맞아...난 현재를 좋아하니까..... | 09-20 |
kyoon | 있죠...그런데 찾으려면 친척을 거쳐야 한다는것이 걸림돌..ㅠ.ㅠ 아~ 명문 "무학여고"출신도 생각나네.ㅋㅋㅋ 고2때 잠시 금호동 외가에서 학교다닐때, 교회를 통해만났던...쿠하하!!...재밌군요....6개월정도였던가? 뉴욕에서 커다란 슈퍼를 한다는데ㅋ | 09-20 |
saci | 아...나 무학여고 나왔는 데....물론 난 추첨으로 들어간 세대지만..... | 09-20 |
kyoon | 원래 두사람이었는데,한사람은 제 외숙모가 됐어요...ㅠ.ㅠ 지금 L.A에 살고있지요. 11월에 딸이(이거~촌수가 어떻게 되나...?) 변호사와 결혼한다고 초청하겠다는데,완곡하게 거절했지요.너무 오래전일인데 무슨 감정이 남아있을려나? 그럼 더 큰일~!!!~ | 09-20 |
RailArt박우물 | 박우물의 공연을 주선해주어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혼자이지만 중남미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문화전도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나하나 실천해보려구요. 지금은 언어습득이 제게 큰 화두가 되지만...인연이란 소중한 거죠. 정말로... | 09-20 |
세인트 | 부에노님 오랫만입니다~이거 맨날 한참동안 가출했다가 돌아온 탕자마냥 인사드리네요ㅎㅎ부에노님 글 읽어보니 정말 사람 인연이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 공감합니다. 그러니까..평소에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우치게 됩니다.^^ | 09-20 |
mario | 20년이 지난후에도 서로가 찾은것도 아닌데 그렇게 연결이 되는군요. 아마도 두분이 전생에 엄청 큰 인연을 만들었다고 봐야 하나요. 소중한 인연을 축하드립니다. 잘 간직하시길...... | 09-20 |
mario | 아 그리고 잔잔히 깔리는 노래의 제목과 부른이는 누구 인지요? | 09-20 |
반대편 | 아~이고매. 하여간 부에노님 작전(?) 실력은 1등급이랑게 ! 남희씨랑 자~~아알 나가는거 같드만 고새 사알짝 삼천포로 빠지시네. 그라도 일거보는 반대편은 재밋씽게.. 고것참 워찌 되았는지 궁금하기 시작허네. 월매나 애간장을 끓여야 다음편이 뜰찌,애고 | 09-20 |
Thomas | 누구 노래였더라.. 언젠가 지나가면서 들었던 건데... 가물가물 기억이 안나네~ | 09-20 |
saci | 아....이 노래.... 그가 나에게 보내준 곡이구나.... 뭐라 뭐라 설명했는데.... 가수에 대해서... 하나도 생각이 안 나네... .......근데...슬프구나.... 부에노는 이 가사처럼 바보이지 말고..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 적어도 사랑했어... 그렇게라도. | 09-20 |
kyoon | 마우스 오른쪽 크릭해서 "속성"을 클릭해보세요.부에노님이 친절하게도 곡명을...^^ | 09-20 |
saci | 근데..이 곡도 중독이 되는 곡인가봐요.... 여러번 들으니까..점점 더 좋군요... 근데..눈물이 돋네..... 요즘 내가 정말 맛이가나봐..... | 09-20 |
홍홍 | 백지영의 노래구요...제목은 저두 기억이...^^ | 09-20 |
kyoon | saci님 누굴 심히 사랑할때는 pop song은 아무소용이 없답니다. 사랑할때는 시가 필요한걸 느끼고, 실연에 빠졌을때는 우리말로 된, 유치하다고만 생각했던 트로트,뽕짝이 올매나 위대한지 진정 느끼게된다는...ㅋ saci님,설마 가을을 타는건 아니겠죠? | 09-20 |
saci | 가요를 몰라요..귀에 가사도 안들어오고.. 영어가사가 제일 좋아요.. 사랑할땐... 그게 제일 사무쳐요..난... ....... 몸이 아프면 맘이 약해져서 그래요... 난 졸리거나 배고프거나 피곤해지면 슬퍼지거든요... 잠 좀 자고 밥 많이 먹고 기운 차려야지.... | 09-20 |
kyoon | ㅋㅋㅋ 역시 부에노님이 사람은 잘 본다는...결론은 밥이군요...ㅋㅋㅋ | 09-20 |
지심행 | 인연은 만나는 것이다. 언제 어디 있어도 그렇게 만나는것. 부에노 그녀는 오랜 인연인게 분명해요. 그래서 세상은 인드라망으로 되어 있음을 알게되지요. 4사람만 건너면 세상사람이 다 연결되어 있다는 어느 분의 설명이 아주 실감났어요 | 09-20 |
kyoon | 인터넷에서 젊은이들이 실험해보는 1촌찾기,2촌찾기해보면 우리나라사람들이 거의 다 친척으로 연결되어있다고 하더군요.지심행님의 말씀이 바로 현실이란 점에서 공감이 가는 말씀입니다...^^ | 09-20 |
남쪽나라 | 우리 동기 부에노님 정말 대단하네.. 그에 비하면 난 너무 밋밋해.. 지금까지 난 인연 있었던 여인네들 헤어진 이후..한번도 우연이든 머든 만난적이 없어요..ㅠㅠ | 09-20 |
멋쟁이 | 역쉬 대단한 선배님 대단~~~해~요~~~~~!!!! | 09-23 |
깔깔명숙 | 이노랜 백지영의 사랑안해 입니다 이 가사처럼 누구에게나 이런 애뜻한 추억을 가지고 있겠죠 | 0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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