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 : 자동차로 넘은 안데스 넷째 날, 폭설 속의 내리막길 [23] | |
10658| 2008-03-11 | 추천 : 8| 조회 : 21605 |
볼리비아 국경에서 다시 아르헨티나 후후이로 가는 해발 4,000미터 고원길
자동차로 넘은 안데스 넷째 날, 폭설 속의 내리막길
볼리비아 국경도시 비야손에서 비자를 받으려고 아르헨티나 라 끼아까로 택시를 타고 넘어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토요일인데 볼리비아 영사관 문이 닫혔다.
월요일까지 기다려?
멋쟁이 님 자녀분들이 월요일 개학이라 가급적 그날엔 리마에 있어야 한다.
전날 기름만 안 떨어졌으면 비자를 받고 지금 티티카카 호를 향해 신나게 달리고 있었을 텐데......
할 수 없이 다시 아르헨티나 입국 수속을 하고 칠레 경유해서 뻬루로 가기로 했다.
다시 차를 갖고 아르헨티나로 넘어오니 차 바닥까지 마약 검사를 철저히 했다.
왔던 고원 길 236킬로를 다시 내려가서 칠레, 아따까마 사막이 있는 산 뻬드로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도로는 해발 사천 미터가 훨씬 넘었고 아름다웠다.
구불구불한 산악 길을 올라가면서 도로 옆의 낭떠러지를 쳐다보면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로 아찔했다.
사진에 보이는 저런 험준한 산길을 굽이굽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기를 쉬지 않고 반복했다.
어쩌면 지루할 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계속 바뀌는 주위 풍경에 넋을 잃어 할 말을 잊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말로만 듣던 소금 사막에서 두부 만들 간수도 페트병에 담아 오고 고원인 수수께스 호텔 휴게소에서 김치찌개에 저녁밥을 해먹기도 했다.
압력밥솥에 밥을 했지만 지대가 높아서인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약간 설익은 듯 했지만 밥맛은 기가 막혔다.
사람들도 먹었으니 차에도 기름을 넣고 계속 운행하여 칠레로 넘어 갈 계획이다.
거의 인적이 없는 안데스 오지의 길을 달려 아르헨티나 국경에서 출국 수속을 하고 칠레 입국 초소를 찾아 밤길을 떠났는데......
프롤로그에서 밝힌 대로 사천 미터가 넘는 안데스 산맥에서 보는 밤하늘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예전에 보았던 밤하늘 보다 더 가까이 다가온 그 수많은 별과 은하수.
자연의 아름다움을 인간이 무엇으로 다 표현하고 남에게 전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곧이어 쏟아지는 폭설에 앞은 잘 안 보이고 어떻게든 그 눈을 뚫고 무사히 내려가야만 했다.
다행히 눈이 길 옆에만 쌓이고 도로에서는 녹았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끝없이 내려가다 보니 브레이크에 무리가 왔는지 타는 냄새와 함께 오른쪽 차바퀴에서 연기가 났다.
뉴스에 가끔 나오는 브레이크 파열 사고란 것이 바로 이런 것인가?
길옆에는 그런 차들의 인명피해를 줄이려고 산을 깎아 모래로 채워 넣은 곳이 종종 눈에 띄었다.
제동이 안 되면 핸들을 꺾어 모래더미 속으로 들어가면 큰 사고는 막을 수 있겠지.
곳곳에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하는 대형 화물 트럭이 비상 깜박이를 켜고 멈추어 서있다.
사족으로 급커브 내리막길은 기어를 저단으로 놓고 엔진 브레이크로 가야지 Drive나 4,5단으로 가는 것은 사고 위험이 아주 많다.
눈은 계속 오는데 마냥 가도 칠레 국경 초소는 보이질 않았다.
보통 국경 초소라는 것이 말 그대로 국경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백오십 킬로는 족히 내려왔는데 아직도 안 보이다니, 혹시 지나친 건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내일 이 길을 다시 올라와야 한다는 말인데 안 그래도 고산병으로 머리가 아파서 아스피린을 먹고 운전하는 중인데 생각만 해도 머리가 더 아파 왔다.
담배는 떨어졌지만 살 데도 없고, 악전고투 속에 국경을 넘어 칠레 국경의 첫 마을에 새벽에 도착하여 차에서 모두 골아 떨어졌다.
안데스 산맥의 절경들...
인적 드믄 곳에 가끔 집이 보여...
공동묘지도 있고...
산 색깔이 다른 것은 묻혀 있는 광석의 종류가 다르다는 거겠지...
굽이굽이 오르는 길
내려가고 있는 차가 저리 작아 보일진대 만약 여기서 사고로 굴러 떨어진다면...
구름 사이도 뚫고 지나가야 해...
여기는 해발 4,170미터, 국경 Jama까지 아직 240킬로가 남았어...
내리막 길도 있고...
아르헨티나 소금사막에서 왕땅구리 멋쟁이 님 가족
그곳의 한 여인, 한 여름에 추운가?
살아남기 위해 날카로운 가시가 진화된 선인장
칠레 국경 도착하기 전 아르헨티나 마지막 호텔 휴게소, 이곳에서 저녁밥을 지어 먹었다.
안데스 넘기 전 날 사진
넘고 난 후에 안데스에 쌓인 눈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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