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을 초대하여 한국 음식을 맛보였다.
스페인어를 공부하며
지난 삼 개월 간 미국 문화원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이제 리마를 뜬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은 그 틀에 맞추어 움직이게 만들고, 과제물과 시험이 있어 무거운 몸을 이끌고 공부를 하게 만들어주었다.
왜 이런 표현을 쓰느냐 하면 사실 지난 한 달 반 동안 스페인어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마음과는 달리 몸과 머리가 안 따라주니 이런 고역이 어디 있겠는가.
재미있게 살고 싶은 기본 틀에 두어 달 스트레스를 받고 사니 이게 뭔 짓인가 싶기도 했고......
그러나 남의 나라에 살려면 그 나라 말을 할 줄 알아야 하기에 스페인어를 계속 공부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 아니겠는가.
현재와 과거 동사변화를 배운 지금, 아직 내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말할 수가 없어 난감하지만 그래도 주위 사람들은 내 말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사실 외국인이 한국말을 배운다고 가정할 때 서너 달 만에 말을 잘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학교 다닐 때 그 오랜 시간을 영어와 접했어도 외국 나와서 영어 한 마디 변변히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만큼 외국어는 힘든 것인가 보다.
외국어가 필요한 사람이 나같이 머리가 안 따라주면 시간 투자를 더 할 수밖에......
처음 계획은 한 일 년 문화원에 다니면서 스페인어를 배우려고 했는데 벌써 리마를 뜨는 것은 한국어학원을 차려 형편이 어려운 유학생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보려고 시도했으나 현지법이 만만치 않아 보류할 수밖에 없어서이다.
우여곡절 끝에 괜찮은 강의실을 월 이백 불 주기로 하고 계약했고 신문광고 내고 팸플릿을 한국과 관련되는 곳에 열세 군데 붙이고 수강생을 모집하여 시작하려 했으나 세 명 이상에게 뭔가를 가르치려면 무료든 유료든 허가를 내야한단다.
교육대학 이상을 나온 사람이 이 나라 문교부에 허가를 신청하면 된다는데 나는 여행자 신분에 통신학과 출신 아닌가.
이 나라 사람에게 명의를 빌려서 하는 것도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나 같아도 잘 모르는 외국인에게 명의 빌려주고 세금이나 기타 공과금 안 내고 그냥 가버리면 그 뒷감당을 어찌할 것인가?
그래서 불법으로 밀어붙이려고 생각했으나 주위에서 만류했다.
실제로 교민 중에 수지침을 무료로 현지인에게 가르쳐주다가 구청과 세무서에 적발되어 고액의 벌금이 부과되어 울며 겨자 먹기로 2년 할부로 내고 있는 분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인이 위법 행위나 벌금을 안 내고 사라지면 남아있는 교민 누군가에게 불이익이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비자 만기도 됐고 눈물을 머금고 리마를 떠나 북부 쪽으로 이동할 생각이다.
그곳에서 뭔가를 추진해 보고 여의치 않으면 브라질로 갈 계획이다.
한국 어학원을 시작해서 궁극적으로 한국 문화원을 만든다는 것은 취지도 좋고 보람 있는 일이라서 멋쟁이 님 아들 윤희 씨가 리까르도 빨마 대학 통역학과를 졸업하면 자기 명의로 허가를 얻을 테니 그때 해보라고 한다.
문화원에서 같이 공부하던 호주 아가씨 Tania 양의 집에 초대 받았을 때 나도 답으로 한 번 초대하기로 약속해서 같이 공부했던 한국인 김 형과 함께 자리를 마련했다.
물론 친구들이 무척 기뻐했고 좋은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내가 운영하는 DAUM 카페에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스페인어로 이야기하자고 제안했으나 아무도 들어올 수가 없었다.
한글로 된 사이트라서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고 그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가르쳐주었으나 모두 글이 등록이 안 된다고 했다.
아쉽지만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내일 밤차를 타고 일단 에콰도르 국경으로 이동할 생각이다.
그런데 자전거로 4년 간 세계 일주를 계획하고 이제 십 개월 된 리마에서 만난 재미교포가 비자 연장을 위해 버스로 국경까지 같이 가자고 한다.
페루 북부 삐우라에 살고 있는 라틴방 친구 유빈 님 보고 싶다고 Rail Art 박우물 님도 같이 갈 지 모르겠고, 오늘 새벽 리마에 도착한 잡초 형님도 시차 적응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같이 가고 싶어 하고, 일단 오늘 저녁 내 숙소에 모여 만두를 빚어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다.
카페 이름도 바꾸어야 할 당위성이 생겼다.
유학생들에게 사기 치는 것도 아니고 지금 당장 어떻게 해볼 수가 없으니 '남미 페루 유학 카페'에서 '라틴, 남미에서 구름에 달 가듯이' 정도로 하면 어떨까?
지금 추진하는 일도 계획대로 되면 어학연수생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따니아 양이 김치 이야기를 하도 해서 잡채도 같이 준비하고...
먹는 것은 즐거워...
영어, 독일어 그리고 프랑스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네덜란드에서 온 Mitzy 양
영어, 중국어가 유창하고 한국말도 제법 하는 일본인 Komei 군
이름을 서로 자기 나라 말로 적어 봤다.
아무튼 만나면 매일 저리 웃어...
페루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발랄한 Almendra 양
영어를 잘 하는 페루 여대생 Diana 양
식탁 준비를 돕고 있는 알멘드라 양
문화원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 무척 발랄한 페루 아가씨
호주에서 유학 온 Frank 군과 Tania 양의 Conversación
친구들과 강의실에서...
라틴 댄스를 배우고 있는 글쓴이와 인도에서 온 Kessia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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