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엔n

브라질 강도보다 벌레가 더 무서워...

부에노(조운엽) 2008. 10. 23. 01:24

 

 




 

하하하~ 강도보다 벌레가 더 무서워...

 

 

한국에서 새로 이민 온 친구 아이들을 데리고 연말연시 휴가로 바닷가 섬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과루자(Guaruja)라고 브라질의 풍광을 한 번에 보고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해변이 있고요. 상파울로에서 가깝기도 하려니와 바다와 열대 숲이 한데 어우러져 드라이브 겸 나들이코스로 자주 찾는 곳입니다. 그곳에는 먹을 거리, 즐길 거리 그리고 주변에 낚시할 수 있는 곳도 많아 고국에서 아는 사람이 오면 제일 먼저 가보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헌데 그 아름다운 해변에 늘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 보니 크고 작은 범죄가 끊이지를 않는데 대낮에야 워낙 사람들도 많고 늘 경비원과 경찰들이 상주하니 별 문제가 없으나 밤이 되면 한산해지니 순찰 도는 경찰을 피해서 이따금 작은 강도사건이 나기도 합니다. 그걸 알면서도 여럿이 별 일 있으려나 했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애들 아빠가 어느 날 저녁에 아이들이 졸라 함께 해변을 산책하다가 강도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하려고요.

그런데 그 강도란 녀석들이 꼬맹이들이었답니다.
열살 정도나 되었을까 하는 꼬마들 넷이 자전거를 타고 와 옆에 서더니 한 아이가 총을 들이대며 가진 것 다 내놓으랍니다. 애들 아빠는 꼬맹이 강도들이 브라질 전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요. 우리 아이들은 어리둥절해서 뭐야? 얘들 뭐라 해요?’ 하고, 아빠는 가만있어라……’ 물론 한국말로 속삭였답니다. 그 꼬맹이 손에 들려있는 것이 진짜 총이란 것을 확인한 애들 아빠는 아이들에게 진정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지요. 애들 아빠 등에 식은 땀이 흐르고 우리 아이들이 놀라거나 흥분해서 섣부른 행동이라도 할라치면 그 다음에 발생할 일들이 떠올라 순간 오싹하더랍니다.

그 아이들은 마약이든 본드든 제 정신이 아닐 테고 여차해서 오발 사고라도 나면 큰 일이지요. 전에 말씀 드렸지요? 꼬마들이 더 무섭다고요. 우리 아이들은 이미 교육을 많이 받은 터라 알았어요. 아빠.’ 하면서 침착한데 문제는 한국에서 새로 온 아이들이었습니다. 알 턱이 없었지요. 주의를 주었는데도 아저씨, 얘가 뭐라 해요? ~ 쪼그만 녀석들이……’ 하더랍니다. 아빠는 그래, 가만 있어라. 그리고 네 주머니에 있는 거 다 주어라.’ 총을 들이대고 있는 아이와 같은 또래였던 친구 아들이 하는 말이 총이에요? 정말 총인가요? 요까짓 녀석들 내가 이길 수 있는데, 이래 봐도 제가 한국에서 태권도 도장에 다녔거든요.’

뭐가 위험한 것인지 알지 못하는 친구 아이와 어두컴컴한 곳이었지만 강도로 돌변한 브라질 꼬마가 가진 총이 가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애들 아빠가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지훈아! 가만있어. 그리고 그거 다 줘라. 너희들도 어서...’ 그때 지훈이 누나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고등학교 일 학년이었는데 어머나? 이게 뭐야?’ 그러면서 얼마나 놀랬는지 !’ 비명 소리를 질렀다네요. 순간 꼬마 강도들도 놀랐는지 아이들이 들고 있던 물건들을 낚아채고 쏜살같이 줄행랑을 쳤는데 그때까지도 속이 벌렁대도록 놀랬던 지현이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소리를 지르는 통에 아이들이 다칠까봐 혼비백산한 애들 아빠......

지현아! 강도보다 벌레가 더 무섭니?’

실제로 우리 가족이 경험한 강도 사건이었습니다. ^^

 

 

(글 poison 님)


 


 


 

 

 

 


 

 

 

바다 헉... 꼬마들까지 총을... 다들 놀랐겠어요.   05-20

 

Emerson 애들 총에 죽은 외국인도 많습니다. 애들은 잡혀도 처벌받지 않고요. 애들은 하수인인데도... 제일 유명한 관광지 해변에서 대낮에 일어난 사건으로 해외 토픽이죠.   05-20


한국인 남미 참 위험한 나라군요. 마음 조리며 어떻게 사시는지. 경치도 사람도 좋지만... 어찌 총알을 피하며 살아 가는지... 밤에 돌아 다니지 마세요, 퐁슨님.   05-20


한국인 퐁슨님 글은 참 현장감이 있어 좋습니다. 외출시에는 M16이나 REVOLVER 한 자루 차고 다니시지... 서부영화에서 처럼.   05-20


Leo ㅎㅎ 저도 얼마 전 상파울로 아끌리마 성 주변에서 강도를 당했죠. 4명이서 둘러싸고 권총으로 위협했죠... 하~아, 다 합해서 2,500불정도 손해를(카메라, 휴대폰, 가방) 상파울로 밤에는 언제나 조심을 해야 한답니다... 안 다쳤으니 다행이죠...   05-20


Leo 한번은 Rio de Janeiro에 갔는데 해변가에서 꼬마아이가 제 주머니에 손을 넣고 돈있냐고 묻고 가져가더군요... ^^ 대개 사람들이 그렇게 위험한데 왜 브라질에 사냐 묻습니다. 전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풍경... 여유로운 사람들...   05-20


Leo 풍부한 자연만큼 풍부한 감정을 가진 브라질 사람이 좋다고요... 브라질엔 위험한 사람보다 가슴 따뜻한 사람이 더 많습니다... 가끔은 차가운 사람도 있지만요... ^^ poison님 지금 환절기라 낮엔 덥고 밤엔 무지하게 추워요. 감기조심하세요.   05-20


poison 새벽잠이 깼는데 어깨가 시리군요... 어제 비가 조금 내리더니만 춥네요. 어제 외출했었는데 감기든 사람들이 많았어요... 조심할게요. Leo님도 감기 조심하시구요... 고마워요. ^^   05-20


부에노 저를 포함한 저희 가게 식구 4명이 다 당했죠. 지난 주 토요일, 주방에서 잡 일하는 우루과쇼 하비가 새벽 4시쯤 퇴근하고 버스 기다리다 4명한테 허벌나게 터지고 셀룰라, 가진 돈 다 털리고 이틀을 출근 못 했어요.     05-20


부에노 한 20여 일 전에는 아르헨티나 모사 까리나 양이 새벽에 퇴근하니까 세 들어 사는 집 창문을 뜯고 들어와 많지 않은 가재 도구, 속옷 그리고 행주까지 다 걷어 갔다네요. ㅋ 글고 스페니쉬 안또니오는 두어 달 전에 BsAs 갔다가 밤에 세 명한테 조 터지고     05-20


부에노 있는 거 다 털려서 급히 송금해준 적이 있죠. 전에 사진 보면 의자 위에 올라가서 기타 치면서 붕대 감은 게 그 때 다친 거였어요. 저는 전에 새벽에 센트로에서 혼자 걷다가 소매치기 당했고... 그래도 아무도 오래 생각 안 하고 매일 웃기 바뻐요... ㅎ     05-20


부에노 결국 남미 오래 살면 강도보다 벌레가 더 무섭다... ㅋㅋㅋ     05-20


poison 그렇군요... 강도 당하는거 하도 흔해 놔서... 자~ 이곳에 님들이 당하신 이야기 다 적어 보실까요? 아차! 그렇게 강도 이야기 다 하다 보면 고국에 사시는 님들 어디 겁나서 남미에 오실수 있을까요? ㅋ.ㅋ.ㅋ. ^^   05-20


바다 꼬릿글 읽다 보니 남미 무섭당...... 으으 @~@   05-20


RailArt박우물 저는 그러고 보면 명함 내밀기 힘들었네요. 합법적인 강도들에게 당한 거 투성이라서...   05-20


한국인 남미 못 오게 겁주는 건 아닌 듯 한디... 거기 왜들 가셨나요? 부에노님 레스토랑 주방장같이 맞으면 아플턴디... 거기 왜들 가셨나여 ?   05-20


한국인 집에도... 밤거리에도, 낮에도. 남미는 도독놈 소굴인가 봅니다. 그래서, 이민자들의 글이 그리도 험하신 분이 있나. 4,500불 사기쳤다고 칼로 회를 트네, 뭐하네... 그리 큰 돈 인지. 한데, 이 아름다운사진들은 뭔지......   05-20


한국인 아마도, 풍광에 취해서 미쳐들 가나 봅니다. 모두들 조심하게요... 와 이리 짠한 마음이 들지... 이 분들에게... 조심해요.   05-20


Paulo 나는 30년 전에 쌍파울로에서 권총강도를 당했죠. 처음 이민가서 아는 사람도 없고 주거지 환경이 나쁜데를 모르고 자리를 잡았으니... 가진 것이 없어서 빼았기진 않았지만... 강도는 30년 전에도 있었고 100년 전에도 있었고 100년 후에도 있을 것입니다. 무조건 조심~   05-21


이반코 몇 년 전 공장 앞에서 띰브레(벨) 누르고 기다리고 있는데... 기계 소리가 하도 시끄러워 띰브레소리가 안 들렸나봐요. 10여 분 정도 기다리는데 에스끼나(모퉁이)에서 복면을 한 젊은애들 둘이 나타나더군요. 보자마자 '강도구만' 낌새를 채고...   05-21


이반코 다 가져가라 했지요. 한 녀석은 3미터 전방에서 한 놈은 뒤에서 머리쪽 겨냥하고... 얼마 안 되는 돈 '보태써라' 순순히 건네줬지요. "지갑은 그냥 돌려주지" 하니까 휙~하고 던져주더군요.   05-21


이반코 그 동네가 워낙 험한 동네라 외지인은 한 번씩 당한다는군요. 아무리 복면해도 얼굴 대충 알아볼 텐데 같은 동네 사람 털지는 않겠죠. 브라질에서도 산동네 빈민촌 강도들은 이웃은 털지 않는다더군요. 티비보면 서로서로 총들고 돌아다니는 모습... 실제상황   05-21


Zapata 미국 엘에이 남쪽 와츠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험한 데로 소문나 있지요. Bloods & Cripps이라는 흑인 갱들이 설치는 곳인데, 내 한 친구의 이혼한 아내가 친구 생일에 왔습디다. 흑인인데, 자기가 사우스 샌트랄에서 온 걸 무척 알리고 싶어하더군요~   05-21


Zapata 우리 친구들도 예전 한 때는 모터 사이클 갱으로 다 알아 주는 총잡이들인데, 그 깐 잡 놈 한테 기죽지는 않지요, 그러나 한 가지 배운 건 있습니다. 갸들은 돈 빼앗기 전에 먼저 쏜답니다. 그것 보면 남미는 그래도 인간미가 있는 편 아닙니까?   05-21


Leo 브라질은 그래도 인정이(?) 좀 남아있죠... 저도 강도 당했을 때 '나 차비없으니 차비만 줘.' 그랬더니 차비랑 음료수 값은 주고 가더라고요. ^^   05-21


saci 하하하... 정말요? 그러네요... 인정...   05-22


David 제가 파라과이 있을 때, 현지인 친구는 버스에서 강도를 당할 때, 강도에게 주민등록증 만드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그것만은 꼭 달라고 했더니, 주어서. "그라시아스"라고 했다나요. 참나^^. 그래도 인정머리는 살아 있나 봐요. 남쪽나라들은. ^^;   05-22


poison 우리 딸 아이... 자동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신호등에 멈춰섰는데 어떤 소년이 칼을 보이며 시계를 달라고 하더라네요... 그런데 그 시계가 아빠가 외국여행중에 선물주신 거라고 안 된다고 했더니 순순히 가더라구요... 이쯤되면 강도짓도 재미로 하는건지... 원, ^^   05-22


saci 내가 만일 가서 그런 일을 겪는다면... 그래야겠네요... 나보다 없는 사람이니까... 그냥 적선해준다... 근데... 이 문장을 외워 가야겠어요...... 얘... 이 패스포트는 꼭 있어야 하거든... 이것은 그냥 남겨주라...   05-22


saci 근데... 알젠의 봄님이나... 지구소녀님 등등은 어떻게 그냥 그렇게 행복만 하셨다 왔는지... 비결을 물어봐야겠어요...   05-22


부에노 그곳에 갔다 오면 다 행복하게 느껴져요. 본전 생각도 나고... ㅋㅋㅋ 앞 말만 기억하세요. ^^     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