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비안 부녀의 사랑 세상의 중심에 서다 호수 주변을 몇 바퀴 돌면 상당히 많이 뛰는 편이다. 다리가 무거워지고 속옷이 축축해진다. 그래도 기분이 좋다. 가슴이 뿌듯해져 집으로 돌아간다. 샤워를 하고 나면 행복이란 것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아주 작은 일에도 감사와 행복을 느끼며 살았다. 지금도 아내는 정말 행복한 거 맞냐고 의아해서 묻곤 한다. 어려서부터 나는 누가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세계가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다섯 살 때부터였으니 40여 년 가까이 그렇게 살아온 것이다. 뭔가를 만들고 그것을 다듬고 색칠을 했다. 그렇게 며칠을 몰두하고 탄생한 새로운 것에 나는 무한한 행복을 느꼈다. 그저 좋아서 만들고 칠했더니 그 세계가 내 일상이요 밥벌이가 됐다. 아빠가 좋아서 그렇게 사니 아이들도 내 세계를 기웃거린다. 걸음마 떼고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작업장 주위를 얼쩡거리며 아빠를 따라 하고 참견하느라 난리였다. 지금도 어린 나이에 캔버스에 자기 작품이랍시고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사고가 고정된 어른이 그리는 그림은 아이들 손끝에서 나오는 순수하고 어눌한 그림을 따라갈 수 없다. 이미 길들여진 붓질과 머릿속에 새겨진 고정관념 때문에 흉내 내기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배우기도 한다. 가끔 늦은 오후에 머리를 식히려 아이와 자전거를 타러 나간다. 석양은 '물질은 비우고 마음은 채워야 한다'고 말하는 것만 같다. 어차피 물질은 늘 부족하기 마련인데, 그것을 채우려 쫓아가다 보니 주객이 전도되는 것을 종종 느꼈다. 집에 돌아오자 엄마 품에 안겨 곯아떨어진 아이 볼에 뽀뽀를 하며, 어느덧 내 세계로 들어온 소중한 나의 가족들에게 감사했다. 내가 세상의 중심에 선 것만 같다. 글 : 디자이너 이종명 님
Danny boy, Nana Mousko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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