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사 입구
고궁이나 절에 가면 눈에 들어오는 게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단청입니다.
하지만 늘 그런 곳에 가면 있는 것이려니 하고 지나치지요.
그런데 내소사 단청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깃들어 있다고 합니다.
한 스님이 길을 가다 가시덤불에 걸려 있는 깃털이 멋진 새를 구해주고 절에 돌아왔는데 한 여인이 찾아왔답니다.
여인은 절의 단청에 예쁜 그림을 그려주겠다고 합니다.
대신 조건이 있었지요.
단청을 그리는 동안 절대로 법당의 문을 열어보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스님은 알겠다고 했지요.
아가씨는 법당의 먼지를 닦아낸 후 바탕색을 칠하고, 예쁜 연꽃 그림을 그렸습니다.
벌레 먹어서 흉했던 나무 기둥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색을 입히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아가씨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탁발을 나갔다가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돌아와 보니 법당 안에서는 파닥파닥 날개짓 소리가 들렸습니다.
걱정이 된 스님은 아가씨의 당부에도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법당 문을 열고 말았지요.
그 순간 스님은 오색영롱한 새 한 마리가 자신의 깃털을 뽑아 색을 입히고 있는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새는 극락조라고도 부르는 가릉빈가였습니다.
목숨을 구해 준 은혜를 갚기 위해 사람으로 변한 것이었지요.
그렇게 해서 아름다운 단청이 그려지게 된 거랍니다.
그런데 스님이 문을 여는 바람에 마지막 꽃 하나는 칠하다 만 채로 남게 되었지요.
그래서 이 전설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부안'에 있는 '내소사'라는 절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라고 합니다.
서해 바다를 보고 싶어 부안을 가면서 지심행 누나가 내소사에 들러 보라고 해서 거길 갔습니다.
입구에 있는 음식점 중 한 곳에 아주머니가 서있길래 지금 몇 시냐고 물어봤더니, 시계를 쳐다보고 빙그레 웃으면서 '아저씨, 시간을 가르쳐주면 시계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라고 해서, 그 집에 눌러 앉아 조개 백반과 소주 한 병을 시켜서 먹으면서 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왜 국가 지정 보물이 7개나 있는 곳에 갔으면서 왜 사진을 안 올리느냐는 의문에 대한 답이 되셨는지... ㅎㅎㅎ
내소사 들어가는 입구
무엇을 염원하기 위한 건지...
참 파란 하늘...
그곳의 오징어, 창란, 바지락, 어리굴 그리고 갈치 속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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