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와 캄보디아 여대생들은 이렇게 교복을 입는다.
우리 공주 혜원이... 삶의 무게여~
오늘 혜원이랑 저녁을 먹었다.
그 아이의 예전 담임들과 함께 했다.
2005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그 아이를 만나, 이제는 이모 같은 심정이 된 우리 담임들이 휴대폰이랑 입학해서 입을 옷가지들을 사주었다.
잘 있으려니 했다.
동창회 일을 맡은 현숙이가 교수님들에게 혜원이 소식을 물었더니, 그 아이는 제자이자 동문이 되었다,
휴학했다고 한다.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갔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바빠 평점을 유지하지 못해 장학금마저 받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서둘러 연락하여 자리를 마련했다.
생각 보다 형편이 안 좋았다.
아버지마저 병이 들었단다.
신장과 심장, 당뇨가 겹쳐 병원에 갔더니 고칠 수가 없고 단지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게 최선이란다.
이대 앞에 혼자 있다기에 아버지는 어디 계시냐니까 고시원에 머물고 계시고 가끔 만난단다.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얘기 듣기는 혜원이 엄마가 6학년 때 돌아가시고, 나중에 아빠 사업이 망했을 때 친척들이 방을 얻어주었는데, 그 돈 마저 빼서 쓰는 바람에 친척들과 사이가 안 좋아졌단다.
아버지 병원비는 할머니가 겨우 마련해주었단다.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존을 하는 고단한 삶을 엮어나가는데, 그 아버지가 아이에게 등이 휠 것 같은 무게가 된 모양이다.
아빠 나이를 물어 보니 54세란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혜원이는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고 맑게 웃을 뿐이었다.
6학년 때 엄마 장례를 치루면서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꼿꼿이 서 있던 아이였다.
그래서 보는 이로 하여금 더 가슴을 찢어지게 만들었다.
혜원이는 내가 5학년 때 가르쳤지만 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햇살처럼 환하게 웃어서 바라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나오는 아이였다.
책 많이 읽고, 글 잘 쓰고, 만화도 잘 그리며 공부도 잘 했다.
엄마가 아이를 공주처럼 귀하게 키운다고 했다.
엄마를 잃으면서 철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빠마저 사업에 실패했을 때 그 아이를 보았었다.
언제나 깔끔했던 혜원이의 옷에 얼룩덜룩한 자국을 보며 딸을 끔찍하게 사랑했던 그 아이 엄마를 떠올리기도 했다.
아빠가 입원하고 병간호 때문에 휴학을 했다는 혜원이는 요즘은 힘이 덜 든단다.
수업하고 리포트를 작성하며 알바를 네 군데 뛰었는데 지금은 아이들을 가르치기만 하니 덜 고단하단다.
서대문으로, 일산으로, 증산동으로 알바를 네 군데 뛰어다니면 120만 원 정도 받는단다.
양쪽 방세 내고 허기를 때우며 최소한의 경비로 살면 저축도 조금 할 수가 있단다.
다행히 고등학교 동창 엄마가 방 여유가 있어서 그리 들어가 살게 되었단다.
방세를 줄일 수 있어 좋아라 한다.
그나마 다행이다.
어서 대학부터 졸업해라.
우리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이 년 반밖에 안 남았으니 그나마 다행 아니냐?
어려운 일이 있으면 우리가 무조건 힘이 되어 줄 테니 꼭 연락해라.
당부하고...
당부했다.
그리고 이사 갈 곳에 세탁기를 하나 사주기로 했다.
혜원이를 보내고 우리 넷이 매달 일정액의 장학금을 모으기로 했다.
모두 흔쾌히 뜻을 모았다.
행복한 공주였던 그 아이의 삶의 무게가 마음 아프다.
왠지 그 아이의 아빠가 오랫동안, 아주 오래 오래 혜원이의 짐이 될 것 같다.
그저 우리가 그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혜원이가 정말 힘들 때 우리 선생님들이 자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으로 힘을 얻을 수 있었으면...
글 : angel57 님
L'amour de mon amoureux(내 님의 사랑은), Marie Jeon
양희은의 히트곡 '내님의 사랑은'을 작곡한 이주원의 부인 전마리가
국내의 주옥 같은 포크송들을 프랑스어로 바꿔 멋진 목소리로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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