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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mour de mon amoureux(내 님의 사랑은), Marie Jeon y 우리 공주 혜원이...

부에노(조운엽) 2016. 5. 12. 06:41

 

 

타이와 캄보디아 여대생들은 이렇게 교복을 입는다.

 

 

우리 공주 혜원이... 삶의 무게여~

 

 

오늘 혜원이랑 저녁을 먹었다.

그 아이의 예전 담임들과 함께 했다.

 

2005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그 아이를 만나, 이제는 이모 같은 심정이 된 우리 담임들이 휴대폰이랑 입학해서 입을 옷가지들을 사주었다.

잘 있으려니 했다.

동창회 일을 맡은 현숙이가 교수님들에게 혜원이 소식을 물었더니, 그 아이는 제자이자 동문이 되었다,

휴학했다고 한다.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갔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바빠 평점을 유지하지 못해 장학금마저 받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서둘러 연락하여 자리를 마련했다.

 

생각 보다 형편이 안 좋았다.

아버지마저 병이 들었단다.

신장과 심장, 당뇨가 겹쳐 병원에 갔더니 고칠 수가 없고 단지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게 최선이란다.

이대 앞에 혼자 있다기에 아버지는 어디 계시냐니까 고시원에 머물고 계시고 가끔 만난단다.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얘기 듣기는 혜원이 엄마가 6학년 때 돌아가시고, 나중에 아빠 사업이 망했을 때 친척들이 방을 얻어주었는데, 그 돈 마저 빼서 쓰는 바람에 친척들과 사이가 안 좋아졌단다.

아버지 병원비는 할머니가 겨우 마련해주었단다.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존을 하는 고단한 삶을 엮어나가는데, 그 아버지가 아이에게 등이 휠 것 같은 무게가 된 모양이다.

아빠 나이를 물어 보니 54세란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혜원이는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고 맑게 웃을 뿐이었다.

6학년 때 엄마 장례를 치루면서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꼿꼿이 서 있던 아이였다.

그래서 보는 이로 하여금 더 가슴을 찢어지게 만들었다.

 

혜원이는 내가 5학년 때 가르쳤지만 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햇살처럼 환하게 웃어서 바라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나오는 아이였다.

책 많이 읽고, 글 잘 쓰고, 만화도 잘 그리며 공부도 잘 했다.

엄마가 아이를 공주처럼 귀하게 키운다고 했다.

엄마를 잃으면서 철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빠마저 사업에 실패했을 때 그 아이를 보았었다.

언제나 깔끔했던 혜원이의 옷에 얼룩덜룩한 자국을 보며 딸을 끔찍하게 사랑했던 그 아이 엄마를 떠올리기도 했다.

 

아빠가 입원하고 병간호 때문에 휴학을 했다는 혜원이는 요즘은 힘이 덜 든단다.

수업하고 리포트를 작성하며 알바를 네 군데 뛰었는데 지금은 아이들을 가르치기만 하니 덜 고단하단다.

서대문으로, 일산으로, 증산동으로 알바를 네 군데 뛰어다니면 120만 원 정도 받는단다.

양쪽 방세 내고 허기를 때우며 최소한의 경비로 살면 저축도 조금 할 수가 있단다.

다행히 고등학교 동창 엄마가 방 여유가 있어서 그리 들어가 살게 되었단다.

방세를 줄일 수 있어 좋아라 한다.

그나마 다행이다.

 

어서 대학부터 졸업해라.

우리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이 년 반밖에 안 남았으니 그나마 다행 아니냐? 

어려운 일이 있으면 우리가 무조건 힘이 되어 줄 테니 꼭 연락해라.

당부하고...

당부했다.

그리고 이사 갈 곳에 세탁기를 하나 사주기로 했다.

혜원이를 보내고 우리 넷이 매달 일정액의 장학금을 모으기로 했다.

모두 흔쾌히 뜻을 모았다.

 

행복한 공주였던 그 아이의 삶의 무게가 마음 아프다.

왠지 그 아이의 아빠가 오랫동안, 아주 오래 오래 혜원이의 짐이 될 것 같다.

그저 우리가 그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혜원이가 정말 힘들 때 우리 선생님들이 자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으로 힘을 얻을 수 있었으면... 

 

 

글 : angel57 님

 

 

 

 

 

L'amour de mon amoureux(내 님의 사랑은), Marie Jeon

 

 

양희은의 히트곡 '내님의 사랑은'을 작곡한 이주원의 부인 전마리가

국내의 주옥 같은 포크송들을 프랑스어로 바꿔 멋진 목소리로 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