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지휘중인 우리의 샤로니 대위
소대장 똥침 사건
멈춘 줄만 알았던 국방부 시계가 흐르고 흘러 제대를 얼마 안 남기고 있을 때 십이륙 사태가 일어났다.
안 그래도 제대 특명 날짜에 마음 조리고 있었는데 그런 사건이 벌어지다니 참으로 애타는 일이었다.
김신조 일당이 넘어왔던 일이일 사태 때도 제대 특명이 내려오지 않아 보통 두세 달은 군대 생활을 더했다는 사실을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터라 참으로 애터지는 일이었다.
근다고 밥 안 먹을 수도 없는 일이고 부대는 일상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하루는 예정대로 통신 점프 훈련을 나갔다.
목적지가 정해지면 수송부에서 평소 관리 점검을 철저히 해온 통신 점프 차량에 비상등을 켜고 전력 질주하여 최단 시간 내에 이동시키고,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뛰어 내려서 철모를 쓰고 소총을 등에 멘채 그 안에 있던 장비를 내려 안테나를 설치하고 장비에 연결한 후에 작전과에서 내려온 암호 전문을 군 사령부 CW 벙커에 송신하는 종합 훈련이다.
수송부 기준은 우리와는 관계없고, 도착해서 전문 송신 완료까지 육군 통신대 기준 시간은 30분.
부에노가 근무하던 통신 대대 최고 기록은 21분13초.
밥 먹고 짬나는 대로 훈련을 해왔던 부에노는 사회 주특기에다가 통신대 짬밥이 오래 되어 말년 고참이 된만큼 아주 능숙하게 단 한 순간의 쓸데 없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완벽하게 전문 송신까지 마쳤다.
소요된 시간은 17분 49초...
훈련을 마치자 파파둘다섯 무전기로 대대 작전과장 에쎄 소령이 흥분된 목소리로 중대장 샤로니 대위에게 격려의 무전이 들어왔다.
"샤 대위, 수고 많았소. 군 통신대 창단 이래 최고 기록이오. 호호홍! 부대원들을 아주 잘 지휘했소. 축하하오. 오버."
아리아리 웃고 있는 에쎄 소령의 초급장교 시절
무전을 받은 샤로니 대위는 기분이 좋아 샤방샤방 웃으며 훈련에 참석한 부하 사병들과 선임하사를 칭찬하고 격려했다.
"그리고 부에노 병장! 다음 전군 통신 점프 측정 때까지 제대하지 말고 같이 뛰자. 귀관만 있으면 통신참모 대상은 우리 대대 거나 마찬가지네."
기가 막혀 말도 못하고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 부에노 병장.
'헉~~~ 모라고라... 안 그래도 제대 특명이 내려오지 않아 하루가 여삼추구먼 속 터지게 제대하지 말라고...'
이어지는 샤로니 중대장의 말.
"모두 수고했다. 부대로 철수하기 전에 십 분 간 휴식!"
철모와 총을 내려놓고 땀을 닦으며 화랑 담배 한 가치를 입에 물고 '아띠, 난 빨리 배 타러 가야되는데...'라고 구시렁 대며 차량 운전석으로 물을 먹으러 가는 부에노 병장.
고개를 숙인채 점프차량 본네트를 열고 엔진을 점검하고 있는 수송부 프랭키 상병이 보였다.
물을 마시고 총을 놓아둔 곳으로 돌아가던 부에노 병장은 기분도 찝찝한데다가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되어 엉덩이만 보이는 군인의 똥꼬에 사정없이 똥침을 놓고 도망쳤다.
그러나...
'앗, 언 놈이야!' 하고 아픔을 참으며 고개를 돌린 군인은 다름아닌 소대장 짱짱이 중위였다.
"날 찌른 넘이... 야, 샤로니 중대장님 왔다 가셨나?"
아무도 대답을 못하고 킥킥대는 수송부와 통신대원들...
위풍당당했던 짱짱이 소대장님
그후로 제대할 때까지 부에노 병장은 짱짱이 소대장님 얼굴도 못쳐다보고 만 날 피해다녔다나...
가을 비 우산 속, 최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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