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에이즈가 발견된 지 30년이 됐다.
국내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 첫 감염자 A씨(55)는 1985년 감염 이후 한 번도 입원한 적이 없다.6개월마다 병원에 가서 면역 기능 변화를 검사하고 약을 타 간다.
몸에 이상이 생긴 적이 없다.
병원 관계자는 ‘A씨는 처음에는 죽는 줄 알고 있다가 진료를 잘 받으면 문제없이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약효를 보면서 의사의 지시를 정확하게 따른다.’며 ‘일을 하기 위해 컴퓨터와 요리를 배우고, 이런저런 운동을 열심히 해 일반인보다 더 건강하다.’고 말했다.
에이즈가 만성질환과 다름없는 병이 됐다.
좋은 치료법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서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감염병 관리센터장은 ‘고혈압·당뇨 환자가 평생 약을 먹고 살 듯 에이즈도 만성질환이 됐다.’고 말했다.
90년대는 에이즈 약의 작용방식이 한 가지였으나 지금은 네 가지로 늘었다.
치료약도 30가지가 넘는다.
미국 NBA 농구 스타 매직 존슨도 91년 에이즈에 걸린 뒤 관리를 잘해 20년간 건강하게 살고 있다.
최근 독일에서는 AIDS 환자가 완치된 임상 사례가 보도되었다.
국내 에이즈 사망자도 정체 상태에 접어들었다.
2004년(114명 사망)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2005년 꺾인 뒤 연간 130~140명대에 머물고 있다.
신규 감염자도 2006년 이후 연간 700명대에 머문다.
85년 이후 국내에는 모두 7,656명이 에이즈에 걸려 1,364명이 숨졌다.
에이즈 감염자의 익명 검사를 보장하고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는 것도 에이즈 관리에 도움이 됐다.
좋은 약이 등장하면서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떨어졌고 에이즈에 대한 편견도 조금씩 엷어지고 있다.
여성 1호 감염자 B씨(60)는 88년 감염되기 전에 낳은 20대 후반의 아들과 같이 산다.
아들은 감염되지 않았다.
같이 생활해도 문제없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