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안 보이는 안데스 산길
길은 또 다른 새로운 길로 이어진다
답안지에 이름만 제대로 쓰기만 해도 붙는다는 담임선생님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대학입시에 떨어졌다.
답답한 마음을 추스르려고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면서 이런 결론을 내렸다.
"대학은 떨어졌지만 이제부터 혼자 인생 공부를 하는 거다. 그러니 다양한 사람을 만나 사귀면서 많은 경험을 하고 좋은 책을 많이 읽으면 되는 거 아닌가."
그 다채로운 경험을 얻기 위해 내가 시작한 일은 클래식 다방 DJ와 하이틴 문고 번역이었다.
DJ는 서울역 앞 풍차다방 문 앞에 써있던 'DJ 구함'이라는 광고를 보고 무작정 들어갔다가 운 좋게 시작했고, 번역 일은 고등학생 때 특활 시간에 영어 성경반을 지도하던 캐나다 선교사의 소개로 하게 됐다.
번역 일은 물량이 넘쳐 안정적이고 좋은 벌이였으나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내가 번역한 원고는 출판사에서 다시 손 볼 필요가 없다고 좋아했으나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대학생 아르바이트의 반밖에 주지 않아 자존심이 상하고 억울했다.
반면 DJ 일은 예쁘게 꾸며진 DJ 박스 안에서 폼 나게 앉아 손님들의 신청곡을 짧은 멘트와 함께 틀어주면서 고맙다는 쪽지도 많이 받고 좋아하는 음악을 실컷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보수는 형편없었지만 나름 좋았다.
그때 만난 사람 중에 미국인 부부 윗콕 씨가 있다.
기차 시간이 남아 들어온 음악다방에 좋아하는 교향곡이 흘러나와 뛸듯이 기뻤다고 한다.
그 뒤 그 부부는 단골손님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나는 내 친구가 능력은 있는데 반값 취급 받는 게 정말 싫어.'라며 나에게 대학진학을 적극 권유하고 미국 유학의 길을 열어주었다.
그때 이 두 가지 일을 안 했더라면 대학진학은 물론 미국 유학을 못 갔을지도 모른다.
후에 이어진 세계일주 역시 꿈으로만 남았을 수도 있다.
여행을 하지 않았다면 내가 정말 좋아서 하는 지금 일들을 어떻게 만날 수 있었겠는가.
길은 또 다른 새로운 길로 이어진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내가 원하던 것과 아무 상관없어 보여도, 원하는 목적지로 가는데 꼭 필요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가기만 한다면 분명히 더 좋은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한비야 님 글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 김상희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 같은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바람 미워서 꽃속에 숨었나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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