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현 사단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 김추자.
1969년 역사적인 데뷔음반,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늦기 전에', '월남에서 돌아온 김 상사'를 비롯해 뛰어난 표현력을 보여주는 '나뭇잎이 떨어져서'가 수록된 음반을 들고 나타나 보여준 터져 오르는 창법과 파격적인 몸짓은 한 시대를 강타한 다이너마이트였다.
2년 사이 무려 12장의 음반을 만들며 각 방송사의 가수왕을 휩쓸었던 그녀는 숨 막히는 유신 상황 속에서 신중현과 같은 길을 걸었다.
'75년 대마초 사건으로 연기처럼 무대를 떠난다.
어쩌면 한때의 열광과 매혹이 마치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가히 센세이션이라고 할 만했다.
꽉 달라붙는 판탈롱 바지와 뇌쇄적인 눈빛, 그리고 그보다 더 요염한 몸짓.
노래는 얌전하게 부르는 것이 대세였던 시절에 김추자의 등장은 하나의 사건이었다.
이후 그녀는 정말 ‘사건’들을 몰고 다녔는데, 그런 이미지로 각인된 데는 무대 내외에서 벌어졌던 해프닝들, 이를테면 부산 리사이틀 당시에 김세레나와 벌인 헤게모니 전투나 구혼을 거절당한 매니저의 보복 폭행 사건,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감행해야 했던 여러 차례의 성형수술, 대마초 파동, 간첩설, 노팬티 설 등이다.
‘님은 먼 곳에’는 주말연속극 주제곡으로 먼저 공개되었고, 그 후 신중현 컴필레이션 음반에 공식적으로 발표된 노래다.
공교롭게도 노래를 처음 부탁받은 이는 김추자가 아니고 당대 최고의 스타 패티김이었다.
그러나 스탠더드 팝 스타일을 지향했던 패티김은 당연히 방송사의 제의를 거절했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 모두에게 잘된 선택이었다.
‘주인은 따로 있다.’는 이야기처럼, 그렇게 노래는 김추자의 품으로 돌아갔고 제대로 된 임자를 만나 대 히트를 했다.
신중현이 곡을 쓴(작사 역시 신중현이 했다고 알려졌으나, 2006년 법원은 저작권 공방 끝에 드라마 작가 유호의 손을 들어주었다.) 드라마틱한 구조의 소울 클래식 ‘님은 먼 곳에’는 전국을 들썩이게 하였고, 신인가수 김추자는 대중들에게 잊히지 않을 아이콘이 됐다.
김추자 전에도 김추자는 없었고, 김추자 이후로도 김추자와 같은 대형 가수는 나오지 않았다.
한국 록 역사상 가장 섹시하고, 충동적이며, 자극적인 노래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 노래는 장현, 조관우, 위일청, 장사익 등에 의해 수차례에 걸쳐 리메이크되며 긴 생명력을 과시했다.
이준익 감독의 2008년 영화 ‘님은 먼 곳에’ OST에선 거미가 불렀다.
‘님은 먼 곳에’는 김추자 최고의 명곡이자 1970년대 최고의 가요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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