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put a spell on you, Bonnie Tyler y 납치 한국인 구한 영사들

부에노(조운엽) 2017. 5. 10. 16:52

 

 

 

 

납치 한국인 구한 영사들

 

 

 

"우리 국민의 목숨이 달린 일인데 대충 할 수 있나요. 다시 그런 사건이 벌어진다 해도 똑같이 대응할 겁니다."
최근 아프리카에서 잇달아 발생한 한국인 피랍사건 당시 해당 지역 공관 영사들이 수사에 적극 동참해 사건 해결의 열쇠 역할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주세네갈대사관의 강행구 영사가 그 첫 번째 주인공.
강 영사는 작년 12월 사업차 기니공화국의 수도 코나크리를 방문한 박 모 씨가 괴한들에게 납치되자 열 일을 제쳐놓고 기니로 달려갔다.

전화와 이메일 등으로 기니 정부와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기는 했지만 그것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코나크리에 도착한 강 영사는 현지 영사협력원과 명예영사 등 가능한 모든 인맥을 동원해 기니 경찰청에 수사전담반을 구성했다.

현지 유력인사인 명예영사의 도움을 받아 변호사도 고용했다.
그때부터 강 영사는 수사전담반에 상주하며 납치범들의 행적을 좇기 시작했다. 낮에는 전화번호와 IP, 계좌 추적 등을 통해 범인들의 신원 파악에 주력했고, 밤에는 박씨가 묵었던 숙소 주변을 수소문하며 사건 해결의 단서를 찾아 헤맸다.

강 영사는 IP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기니 경찰을 대신해 범인들이 박 씨에게 이메일을 보낸 IP주소를 추적하고 용의자가 거주하는 지역을 돌며 범인의 윤곽을 잡아나갔다.

워낙 맹활약을 펼치다 보니 기니 경찰청장이 '명예 수사관'이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였다.
밤낮없이 수사에 매달린 덕분에 수사전담반은 사건 발생 6일 만에 납치범 7명을 일망타진할 수 있었고, 박 씨도 무사히 풀려나 현재는 귀국한 상태다.

 

 

 


그런가 하면 올해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납치된 한국인 무역업자 이 모 씨 부녀가 무사히 풀려난 데에도 주남아공대사관 황종택 영사의 공이 컸다.
황 영사는 이 씨 부녀의 납치 소식을 들은 직후 남아공 경찰청과 인터폴 등에 발 빠르게 수사를 의뢰해 협조를 받았다.
그는 특히 납치범들이 이 씨 부녀를 태우고 달아난 차량이 찍힌 CCTV 화면이 중요한 단서가 되리라 판단했다.

현지 경찰은 품이 많이 드는 검색 작업을 내켜 하지 않았지만 황 영사의 간곡한 부탁과 설득에 못 이겨 작업에 나섰고, 그것이 결국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강 영사와 황 영사는 '발로 뛰는 외교관'의 모범을 보여줬다는 교민 사회의 찬사에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하면서도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강 영사는 '오랜 아프리카 근무 경험에 비춰볼 때 이런 일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사업 협의를 위해 아프리카를 방문할 때는 출발 전에 반드시 현지 대사관을 통해 거래 상대 관련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절대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만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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