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 사바 주의 항구 도시 코타키나발루
동남아 최고봉인 키나바루 산(4,101m)이 절경이다
말레이시아에서 노후 생활
“친구들이 ‘늘그막에 후진국에 가서 무슨 고생이냐’고 하기에 ‘야, 직접 와서 보고 말해라. 한국보다 수준 높고 편하다’고 나무랐지. 그런데 한번 와 본 친구들은 자기들도 곧 오겠다는 거야.”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와 접해 있는 암팡 시 노스포인트 아파트에 사는 황의준(72) 오희순(71) 씨 부부는 ‘말레이시아 마이 세컨드 홈 프로그램’에 참여해 현재 이곳에서 노후생활을 보내고 있다.
한국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황 씨는 1999년 66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이들 부부가 이곳에 오게 된 것은 둘째 딸의 부탁 때문이었다.
두 딸을 이곳의 미국계 국제학교에 보내고 있는 둘째 딸이 손녀들 보호자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한 것.
이들은 2004년 5월 이곳으로 옮겨 와 아파트를 매입했다.
교민 밀집지역에 인접한 고급 아파트 단지의 13층이다.
앞으로는 쿠알라룸푸르 시내 전경이 한눈에 보이고 뒤쪽으로는 가까운 곳에 산이 있다.
임차를 고려하기도 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입을 택했다.
앞으로 손녀가 학교를 졸업하더라도 이곳에서 살고 싶기도 했지만, 설혹 한국으로 돌아가더라도 이 도시에 집을 하나 보유하면서 겨울철에 와서 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방 세 개에 화장실 두 개, 거실이 있는 이 아파트는 한국 기준으로 36평형쯤 된다.
구매 당시 가격은 일억천만 원.
차는 렌터카를 택했다.
월 육십만 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차가 조금만 이상해도 렌터카 회사에서 조치해주니 편한 셈이다.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는 것은 금방 적응하겠는데 난폭 운전이 심해서 처음에는 겁이 나 운전을 못 하겠더라고.”
황 씨는 특히 젊은이들의 운전 매너는 지금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부부의 일과는 오전 일곱 시 반 손녀를 학교 버스에 태워 보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인근 다룰엣 산으로 가서 숲길 3.5km를 한 시간 정도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에 동네 입구의 카페에 들러 핫케이크와 커피로 아침 식사를 한다.
집으로 돌아와 오전에는 한국에서 배달되는 신문을 읽고 오후에는 모임 등에 나간다.
황 씨는 이곳 생활의 장점으로 공기가 맑고 사철 따뜻해 노인이 살기에 좋다는 점을 들었다.
황 씨 부부는 한국 생활비의 절반밖에 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교민들은 말레이시아 생활비가 통상 한국의 70% 정도는 들고, 여기에다 골프와 여가생활을 즐기면 생활비가 한국과 맞먹는다고 말했다.
반면 나머지 30%에 해당하는 여가생활 비용이 한국보다 매우 저렴하므로 삶의 질은 크게 높아진다.
말레이시아 생활의 특징은 한마디로 문명과 자연의 이점을 동시에 누리며 여가생활까지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쿠알라룸푸르의 경우 의료시설이 잘되어 있는 등 서울보다 국제화 수준이 높다는 것이 교민들의 공통된 의견.
이곳 생활에도 단점은 있다.
이슬람권이라 술집 등 유흥가가 별로 없어 심심할 수 있고, 교민들도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라 은퇴자들과는 정서가 달라 어울리기 쉽지 않다.
은퇴 생활자들은 또 ‘현지인들이 매우 친절하고 한국인 등 외국인에게 우호적이지만, 일단 문제가 생기면 외국인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소한 접촉 사고가 나더라도 경찰은 자국민 편에서 일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외국인들이 억울한 경우를 당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현지 사정에 어두운 노인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현지인들과 정서가 맞지 않는 것도 한국인 은퇴자를 어렵게 하는 측면이다.
현지인들이 순박하지만 느려 답답할 때가 적지 않다.
언어 소통이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점.
말레이시아는 상용어가 영어지만 중국어나 말레이어를 쓰는 사람도 많다.
간단한 영어로 기본적 의사소통은 가능하다지만 노인 계층인 은퇴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조금 복잡한 상황에 부닥치면 언어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을 수도 있다.
한편 황 씨 부부는 차량 렌트비와 외식비 때문에 비교적 지출이 많은 편이지만 이곳 네 명 가족 생활비가 월 220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이곳에서 대산 유학원을 경영하는 김세수(50), 이진용(50) 씨 부부의 경우가 그렇다.
그는 집을 굳이 살 필요가 없다고 본다.
이곳은 집값이 오르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
그는 한국에서 대학에 다니는 딸과 이곳에서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 두 명 등 모두 세 자녀를 두고 있다.
김 씨는 ‘말레이시아는 안정성과 편의성 등을 고려할 때 생활비 대비 만족도가 높으나 최근에 한국 교민이 노상강도를 당한 사건이 일어나 예전보다는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정동우 사회복지전문기자forum@donga.com
말레이시아 은퇴비자 (MM2H - Malaysia My Second Home Program)
이민제도가 없는 말레이시아에서는 외국인이 거주하기 위해서 정식 노동허가를 받아야 하나, 이주 희망자들에게 일정 재정 능력만 증명하면 말레이시아에서의 다양한 혜택과 편의를 보장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50세 이상 지원자
은행예금 35만 링깃 (한화 약 일억천만 원) 잔액증명
월수입 (투자수익 등 포함) 만 링깃 (한화 약 삼백만 원) 소득증명
투자조건 : 비자 승인 후 고정 예치금
계좌개설
고정 예치금 15만 링깃 (한화 약 사천오백만 원) 예치
예치 후 일 년 후부터 오만 링깃 (한화 약 천오백만 원)까지 인출 가능
절차 기간
말레이시아 관광청에 접수되어 통상 8~10주 이내에 승인서 발행되면 육 개월의 시간을 주며 그 안에 말레이시아 입국 후 신청자의 여권에 MM2H 비자를 받게 된다.
비자 기간
십 년(원칙적으로 여권 기간 만료일까지 일 차 발급, 추후 지속적인 재 연장 가능)
기타 사항
건강진단서 및 건강 보험 필요
21세 미만 미혼자녀, 60세 이상의 직계 부모님 동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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