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신설 공장 차리기

부에노(조운엽) 2018. 4. 4. 06:47






프놈펜에서 신설 공장 차리기




오더 담당이 절친이겠다 우리 직원들이 몇달 일했던 작업이라 공장만 차리면 지금 하는 공장처럼 돈 버는 것은 일도 아니겠다 생각하고 자금에 맞추어 서너 개 라인을 돌릴 작은 공장을 알아봤다.

이런 경우 우리가 자주 하는 말이 그 흔한 개똥도 약에 쓰려면 잘 안 보인다고 나온 공장이 크거나 작고 아니면 너무 멀었다.

그중 공항 근처에 600평방미터 정도되는 아담한 공장을 임대해 시설 보수를 했다.


오더 담당 윤 이사가 자기 회사 작업을 우리에게 주려고 머리를 굴리는데 신설공장이라 여의치 않았다.

일단 뭐가 됐든 다른 작업을 시작하고 공장이 가동되면 자기 회사에 오더 신청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아무도 우리에게 작업을 주려고 하지 않았다.

우리가 여러 바이어, 공장과 접촉해 숙련된 재봉사가 백여 명 이상 있고 준비된 관리자가 있다고 말해도 새 공장에서 자기네 옷을 걸레로 만들까 걱정되는지 믿지를 않았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뭐든지 맨 처음이 문제였다.


나는 나대로 객공 보내는 일이 너무 바빠 새벽부터 정신이 없었다.

이 일을 삼 년 넘게 하면서 매년 연말연초에는 객공 일이 항상 바빴다.

말도 잘 안 통하는 외국인이 하루 이백여 명의 캄보디아 봉제 기술자를 여러 공장에 보내고 관리하는 게 사실 만만한 일이 아니지 않겠는가.

매일 공장과 우리 직원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걸 다 수습하고 우선 일당 이천 불 정도를 매일 챙겨야 했다.

난 일당을 먼저 주지만 공장은 일주 내지는 격주로 결제해주는데 날짜가 정확하게 지켜지지 않으니 늘 자금난에 시달린다.

일당을 제때 주지 않으면 직원들이 철새처럼 날아간다.


그러다 납기가 바쁜 공장에서 스포츠웨어 모자와 소매, 주머니 부속을 만들어달라는 제의가 들어왔다.

공임도 좋게 쳐준다고 했다.

신설공장에서 처음부터 흑자를 낸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고 직원 급료만 나오면 성공이라 생각하고 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