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타깃이 140장이 오르고 있다.
하루 열 시간 1,500장 하면 타깃 수당이 천 리엘이고 2,000장 오르면 3,500리엘
프놈펜에서 짧은 휴식 후에 다시 시작
올 초는 캄보디아 살면서 건기답지 않게 비가 자주 왔다.
우기도 빨리 오는 모양이다.
엊그제, 어제도 비가 시원하게 내리고 오늘 낮에도 비가 올 것같이 하늘이 흐려 시원했지만, 우리 동네엔 비가 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반대로 본격적인 우기에 전같이 비가 매일 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건기에 공기가 탁해 남반구에 우기인 나라에서 살다가 캄보디아 우기에 다시 돌아오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종종 해봤다.
그러고 보니 글쓴이는 어렸을 때부터 비를 참 좋아했다.
중학생 때는 우산도 없이 한 시간 넘게 비를 맞고 걸은 기억도 있고 지금 이 나이에 비가 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비를 반긴다.
"님이 오시나 보다. 비 내리는 소리..."
프놈펜 공항 근처에 작은 공장을 가동하고 세 번의 작업 다 손해를 봤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론은 다 관리 부실이다.
다음 작업도 같으면 더 버틸 여력이 없기에 절치부심했다.
대만 바이어가 팬티 200만 장 오더를 이야기해서 벌 돈으로 빌딩을 짓고 허물다가 여의치 않아 흐지부지됐다.
캄보디아 설인 쫄 츠남 연휴 전후로 오더를 못 구해 한 달 가까이 공장 문을 닫았다가 앞에 했던 공임이 그다지 높지 않은 한국 바이어의 미주 오더인 드레스를 작업하기로 하고 선수들을 모았다.
이삼 년 전에 집에서 신바람 나게 같이 일했던 고참들이 7명이나 모이고 나름 한가락하는 캄보디아 선수들이 자리를 차고앉았다.
우리 선수들 면면의 손놀림들이 재봉틀과 옷감에 쫙 달라붙어 일해서 예감이 상당히 좋다.
봉제를 잘 모르는 글쓴이가 잘하는 것은 외국인으로서 우리 캄보디아 선수들 웃으며 넘어가게 만들고, 신바람 나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다.
저임금 최빈국 중 한 나라에서 묵고살려고 하루 열 시간 쪼그리고 앉아 일하면서 돈 십 불 버는데 뭔 낙이 있겠는가.
첫날 라인 절반을 깔고 둘째 날부터 생산이 나오기 시작했다.
라인 인원이 그럭저럭 찬 사흘째인 그저께 시간당 120장이 나오고 오늘 140장이 나온다.
내일은 시간당 150장이 생산될 기대를 한다.
신설 공장에서 문 닫았다가 라인을 새로 깔고 며칠 만에 상당히 괜찮은 생산성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잘하는 선수들에게 타깃 수당을 따로 지급한다.
하루 열 시간 일해서 1,500장이 생산되면 공장도 벌기에, 직원들에게 라인 전체 타깃 수당을 똑같이 지급하고, 밀린 공정을 도와 왔다 갔다 하면서 두 공정 이상을 하는 직원과 반장에게는 인센티브를 더 준다.
말로만 격려하고 당근이 없으면 웃고 즐기는 가운데 전처럼 마냥 시간당 백여 장에 머물고 속은 썩어 문드러질 것이다.
그러는 가운데 오늘 다른 작업할 원단이 들어오고 상의 오더가 또 들어왔다.
십삼만 장이라 적지 않다.
20일경에는 일반적으로 캄보디아 재봉사들이 많이 접했고 쉬운 라운드 티 삼십여만 장이 들어오기로 구두 계약이 됐다.
세 라인에서 몇 달을 바쁘게 그것만 다 꿰매고 나면 공장도 괜찮을 거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우리가 전에 적자를 보더라도 초자 공장에서 옷을 예쁘게 잘 꿰매려고 노력했고, 휴일도 일하면서 납기 또한 늦지 않게 했고, 남니 안 남니 구시렁대지 않고 손해 보더라도 계약대로 일한 덕에 바이어도 우리를 예쁘게 보고 오더와 공임을 잘 해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이 타깃을 올려주어야 되는 일이니만큼 글쓴이는 늘 하던 대로 매일 빳빳한 캄보디아 새 돈을 흔들며 웃고 즐기면서 선수들 타깃 수당을 주고, 신바람 나게 현장을 누벼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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