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치 않은 캄보디아 봉제업
저임금 노동집약형 제조업은 많은 사람이 필요하고 관리가 만만치 않다.
이웃 나라인 베트남에 비교해 캄보디아의 임금 대비 봉제 생산성은 약 70% 정도 떨어진다고 두 나라에서 일해 본 한국인 관리자들이 말한다.
캄보디아 일당 재봉사와 몇 년 같이 일해보니 의외로 허탕들이 많다.
재봉사라 해서 일을 시켜보면 그런 실력으로 어떻게 일당 재봉사로 왔는지 기본이 의심스러운 사람도 더러 있다.
작년에 시작한 공장 두 곳에서 지난달 휴일이 많아 이삼만 불 적자를 봤다는 말이 들린다.
내 생각에 한 곳은 라인 수에 비교해 직원이 너무 많다.
그만큼 허탕들이 자리를 많이 채우고 있다는 말이다.
또 한 곳은 옷을 기가 막히게 잘 만들고 관리도 내가 본 캄보디아 공장 중 첫손가락 꼽을 정도로 잘하는 곳인데 결론은 봉제 공임이 낮아 수지타산 맞추는 게 여의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 험한 세상에서 드레스 라인이 안정되고 바지 라인을 더 깔면서 재봉사들이 많이 필요하게 됐다.
매일 새벽에 나가는 까나지야 객공 시장에서 전에 같이 일해 본 사람과 소개받은 친구들을 데리고 공장에 출근해서 라인에 앉혀 실력 테스트부터 한다.
수준 미달인 재봉사들이 의외로 많다.
그런데 삼사 년 전에 같이 일을 잘했던 싸라엠 씨 여동생 쓰라이 나 씨가 우리 공장에 신규로 왔다.
물론 그녀도 전에 잠깐 언니와 같이 일해본 적이 있다.
그땐 잘 몰랐는데 일하는 것이 보통 날랜 것이 아니다.
군더더기 동작이 전혀 없고 엄청 빨라 손이 안 보일 정도다.
생산 관리 이 이사와 협의해 그녀를 계속 잡기 위해 일당을 더 주기로 했다.
바지 라인을 깔면서 직원들이 왔다 갔다 하고 라인이 차지 않는 가운데 오버록과 삼봉을 잘하는 선수를 집중적으로 영입하고 있는데 어제 남자를 포함해 재봉사 여러 명을 데리고 공장에 왔다.
그중에 진주가 한 명 있었다.
바지 밑단 삼봉을 돌리는데 손이 안 보인다.
미스터 턴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잘한다고 칭찬하니 환하게 웃는다.
이 친구도 일당을 더 주려고 생각했는데 다른 고참들이 자기들 모두 올려달라고 하면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잠시 보류하기로 했다.
같이 오래 일했던 우리 선수들 누구 하나 예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런 실력 있는 선수들로 라인을 채우면 망하려야 망할 수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 직원들이 일과 시간에만 열심히 일해주길 바라는데 바람같이 돌아온 짠다 씨와 고참 몇 명이 자발적으로 점심 식사 후 먼저 일을 시작하니 작업 시작 벨 울리기 전에 재봉 소리가 요란하다.
오늘도 이런 선수들을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영감이 현장에서 직원들을 웃기며 푼수를 떨고 있고, 눈이 마주치는 직원들 모두 미소짓지 않는 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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