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드디어 시간당 타깃 백오십 달성

부에노(조운엽) 2018. 5. 13. 09:16




왼쪽 두 번째에 봉지 밥 연인 위 씨가 보이고, 서 있는 재단 반장과 라인 반장 알린 씨



드디어 시간당 타깃 백오십 장 달성



한 달여 전쯤 봉지 밥 연인 위 씨와 공장에서 점심 먹고 나서 장난치다가 그녀 어깨에 가슴을 부딪쳐 담이 왔다.

한 일주일 지나고 허리 쪽으로 왔다.

앉았다 일어나면 허리가 아파 운전을 할 수 없어 연휴 즈음에 집에만 처박혀 있었다.

앉지를 못하니 지금 근 한 달 동안 서 있지 않으면 누워서 지낸다.

그러니 오래 서 있을 땐 손, 다리도 저리다.

지금 자판을 서서 치고 있고, 밥 또한 매일 서서 먹는다.


출근길에 위 씨가 옆에 앉아 손을 주물러주고 고참 짠리나 씨가 가끔 마사지해준다.

십여 년 전에는 일주일 정도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잊고 살았는데 이번엔 오래 간다.

세월이 가니 몸도 점점 고물이 되어가나 보다. ^^


우리 공장에서 미국으로 갈 드레스 작업이 시간당 생산량 140장이 나온 후 금방 150장이 오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뎠다.

우리 공장 직원 운영 방침과 라인 반장 리더쉽에 불만인 직원 몇 명이 그만두어 생각보다 늦게 올랐다.

캄보디아 새 돈 묶음을 일부러 흔들며 이건 여러분 거니 타깃 수당 타 가라고 독려한 덕에 1,500고지에 올라섰다.

그것도 고마운 것이 우리 선수들이 전같이 세월아 네월아 하고 마냥 100여 장밖에 생산을 못 빼고 농담 따먹기만 하고 있으면 어떻게 하냐는 말이지.

타깃이 오르기 전까지 손발 맞추는 데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일단 타깃을 달성하고 나면 계속 생산량이 오른다.

다음 주에는 하루 열 시간 1,800장, 그다음 주엔 2,000장... ^^


시간당 150장이 오르니까 선수들 모두 바쁘다.

선수들 손놀림이 훨씬 빨라진 게 느껴지고, 개인 공정을 시간당 3, 40장 꿰매던 직원이 6~80장은 기본으로 하고, 서로 협조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반장과 재봉사들이 앞뒤 공정이 쉬지 않게 자발적으로 도와 일할 뿐 아니라 고참끼리 기 싸움 하던 것도 타깃이 보이니 군소리 없이 반장을 갈구지 않고, 반장 알린 씨 또한 타깃을 올리기 위해 예쁜 목소리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독려한다.

"쁘람 아으 띠엣, 미은 으롱보안. (5장 더, 타깃 수당이 있어요.)"


일용할 양식을 준비하고 있는데 한 여직원이 주방으로 허겁지겁 오더니 '호~다! (힘들어요!) 크뇸 트워 바이 목 (전 세 가지 일을 해요.) 아일러으 니 무이 러이 하섭 띠엣 (지금 우리가 150장 넘게 했어요.) 쏨 요 아오이 으롱보안 (타깃 수당 줘야해요.)'이라고 말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온몸으로 웃고 갔다.

살면서 이런 작은 것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또한, 한국 돈 천 원도 안 되는 타깃 수당에 목놓고 열심히 일하며 웃고 즐기는 캄보디아 직원과 함께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거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