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새로 생긴 아주 편리한 패스 웹 똑똑이
프놈펜 채소 도매 시장 싸담꼬
캄보디아 농산물 가격을 조사할 일이 있어 프놈펜에서 가장 크다는 채소 도매시장 프싸 다음 꼬에 새벽에 갔다.
현지인 발음을 들으면 '프'를 빨리 발음해서 '싸담꼬'로 들린다.
'다음 꼬'는 향을 만드는 나무이다.
나이 들어 늘 새벽에 일어나니 일찍 일어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새벽 2시 반에 일어나 요즘 캄보디아 대중교통으로 아주 편리한 패스 앱 똑똑이를 부르니 몇 분 만에 온다.
바퀴가 세 개라고 껑바이라 부르는 일반 똑똑이는 요금을 흥정해서 타는데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은 늘 바가지요금에 시달린다.
그런데 이 딱정벌레 같은 패스 앱 똑똑이는 스마트폰 앱으로 부르고 차 번호, 기사 사진과 요금도 전화기에 정확히 찍혀서 시비할 일이 없다.
세계 최빈국 중 한 나라인 캄보디아 수준에서 첨단을 달리는 몇 안 되는 편리한 것 중 하나다.
한밤에 여는 새벽 시장이라 사차선 도로에 쌍방 차 한 대 다닐 수 있는 공간 말고는 상인들로 메워졌다.
베트남에서 오는 채소는 대부분 이곳으로 온다고 들었다.
그리고 프놈펜에서 소매하는 많은 상인이 여기에서 장을 본다고 한다.
일반인도 무, 배추나 채소를 많이 살 때 여기서 사면 아주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동네 시장에서 킬로에 7,000리엘 하는 고추가 여기선 3,200리엘 한다.
가격은 매일 시세 따라 바뀐다고 한다.
캄보디아 형편으론 대량 유통된다고 하지만, 인구수가 이백만 명 정도인 프놈펜의 거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20피트 컨테이너 한 대 채울 양인 20톤을 한꺼번에 살 수 있냐고 물으니 하루 1~2톤밖에 대줄 수 없다고 한다.
다음 꼬 시장의 모녀, 돈 가방이 제법 크다
소문 듣던 것보다는 손님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캄보디아에 엄청난 중국 자본이 들어와 건설 경기는 대단한 데 반해 일반 서민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고만고만한 모양이다.
공장에서 퇴근하고 하루 피로를 풀 겸 막걸리 먹으러 어쩌다 한국 식당에 가도 우리 말고는 한 테이블 더 있을까 말까 한다.
글쓴이도 식당을 해봤지만 그리해서 임대료, 인건비를 어떻게 맞추려나 걱정된다.
몇 군데 도매상에서 필요한 걸 알아보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시장을 한 바퀴 돌고 방향감각을 잃었다.
지나가는 패스 앱 똑똑이를 타고 '보레이 삐폽 뜨마이, 뜨러뻬앙 틀렁'으로 가자고 했다.
가다 보니 길이 낯설다.
까나지야 공단 가는 길 아느냐고 물으니 안단다.
그리 크지 않은 프놈펜에서 돌아가면 다 갈 수는 있겠지만, 조금 미심쩍어 새벽에 문 연 식당이 보여 그 앞에 세워달라고 했다.
꾸이띠우 샂쯔룩(쌀국수)을 시켜먹고 식당 종업원에게 까나지야 공단 가는 길을 물어보니 온 길로 되돌아가는 방향이다.
똑똑이를 타고 한참 가니 다음 꼬 시장이 다시 보인다.
상인들이 도로를 점령한 다음 꼬 새벽 시장
똑똑이 기사가 프놈펜의 어둑새벽에 외국인이 캄보디아 말하는 걸 잘못 알아듣고 그냥 간 것이다.
이렇게 외국에 살다 보면 현지인과 소통이 잘 안 되어 나는 캄보디아 말을 한다고 했는데 잘못 알아듣고 엉뚱한 짓을 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공장에서도 직원에게 지시하고 알아들었냐고 하면 알았다고 한다.
나중에 확인해보면 종종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외국인끼리 말이 잘 안 통하니 현지인에게 지시한 후 알아들었다고 말해도 반드시 나중에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낭패 볼 일이 생길 수 있다.
남의 나라에 오래 살 생각이면 현지어를 배워두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것이다.
주위에 캄보디아에 오래 살았다고 하면서 말이 안 되어 스트레스받는 사람을 종종 본다.
다행히 캄보디아 말은 문법이 간단하고 단어 변화가 없어 배우기가 쉽다.
두어 달 열심히 공부하면 신기하게 말이 들리고 석 달 배우면 말이 된다.
어느 나라 말이 몇 달 배워서 말이 통하는가?
몇 달 투자해서 캄보디아 말이 되면 암흑 속에서 헤매는 것이 아니라 말 통하는 게 아까워서 글쓴이 같이 캄보디아를 못 떠날 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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