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봉사 중 막내인 쓰라이 오은 양
캄보디아 여인의 자존심
프놈펜의 작은 공장에서 세 라인이 가동됐다.
그동안 몇 년 같이 일하면서 브러티은(반장)을 했던 직원이 여러 명이다.
샘플을 만들고 라인을 깐 직원이 반장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작업이 바뀔 때 한편에서 샘플을 만든 고참 직원이 자연스럽게 새 라인을 깔고 반장을 한다.
그러다 보면 작은 공장에서는 전 반장이 라인에 앉아 일반 재봉사로 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1반은 알린 씨가 맡아 29명이 드레스를 시간당 생산량 170장 뽑아 타깃 수당을 이천 리엘씩 받아간다.
다음 주에는 생산량이 더 올라 하루 1,800장 이상 생산해 수당을 더 받아갈 것이다.
전에 쉽지 않은 라운드 티를 하루 열 시간 일해 2,200장 씩 생산해 모두 수당을 매일 4,500리엘씩 받아간 적이 있다.
반장은 그 두 배에 따로 인센티브를 더 준다.
똑같이 하루 일하고 타깃 수당으로 담은 돈 천 리엘이라도 더 받아가는 캄보디아 선수들의 미소가 아름답다.
그 힘으로 앞뒤 도와가며 팀워크를 이뤄 신나게 일한다.
어떨 땐 젊은 직원이 하소연한다.
언니들이 앞뒤에서 정신없이 밀어제쳐 자기 때문에 흐름이 끊기지 않게 쉬지 않고 일하다 보니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힘들단다.
자연스럽게 그 옷 만드는 데 기능이 뒤지는 재봉사는 제 발로 그만두게 되고 선수들만이 신바람나게 일하게 된다.
2반은 수퍼바이저 출신 씨나 씨가 반장을 맡아 라운드 티 새 라인을 그저께부터 깔기 시작했다.
글쓴이와 같이 가장 오래 일했던 반장 출신 짠리나 씨가 재봉사로 따라갔다.
캄보디아에서 허리나 바지 밑단 삼봉 돌리는데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소톤 씨가 월요일에 부인과 함께 합류할 것이다.
요즘 객공 직원들을 새로 구하기 쉽지 않아 수요일이나 되어야 라인이 제대로 구성될 것 같다.
1반보다 일주일 늦게 시작한 3반은 큰 회사에서 글쓴이와 이삼 년 객공 반장으로 일했던 쓰라이 몸 씨가 만만치 않은 카리스마로 바지를 하루에 1,500장 정도 꿰매고 있다.
사촌 언니, 사촌 동생, 조카를 포함해 직원 16명이 씩씩대고 일하고 있다.
며칠 전 하루 1,500장 고지에 섰는데 직원이 바뀌고 재단물이 늦게 나와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어제 다시 시간당 150장이 나오다가 140장으로 떨어지니 재봉사들을 다그친다.
"150장 하다가 왜 떨어지냐고~ 1반은 170장 올리는데!!! 뭐 하는 거냐고~~~"
얼마나 매섭게 나무라는지 조카 쓰라이 오은 양은 눈물이 그렁그렁한다.
멀리 서 있던 나도 모르게 가슴이 울컥한다.
쓰라이 몸 씨가 다른 공장에서 반장할 때 여러 고참들이 그 밑에서 일반 재봉사를 했다.
물론 고참들은 일당을 더 쳐준다.
그렇지 않으면 당연히 대우를 더 해주는 다른 공장으로 떠날 수 있다.
쓰라이 몸 씨도 다른 반장 밑에서 일반 재봉사로 종종 일했다.
이제 세 명이 한 라인 씩 맡아 반장을 하니 경쟁 심리가 나타나는 것이 보인다.
보편적으로 자존심이 강한 캄보디아 여인이 다른 라인보다 생산이 떨어지면 열 받는 모양이다.
세 여인의 활약이 기대되고 같은 시간 일해서 수당을 더 받아가면 본인들도 기쁘고 공장 또한 흑자로 돌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될 것이다.
글쓴이가 캄보디아에서 그동안 누구 덕에 먹고 살았는가.
내가 잘난 게 아니고 이런 캄보디아 공장 직원들 덕분에 먹고 산 거지.
늘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목소리 낮추고 어깨에 힘 빼고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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