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운명처럼 다가온 고수

부에노(조운엽) 2019. 10. 16. 11:37




캄보디아 식당에서 볶음밥 먹으면서 입이 심심해 시킨 찌 

 

 

고수, 샹차이, 찌 y Cilantro

 

 

가끔 공장 밥 먹기 싫을 때 근처 현지 식당에서 외식한다.

주로 해물 볶음밥을 시켜 먹는데 해물이 떨어졌을 때는 그냥 야채 볶음밥을 먹는다.

소고기, 돼지고기는 끼니때마다 늘 먹는 거라 별로 당기질 않는다.

몸 안에 비타민C가 부족한지 입이 심심해 찌를 시켰다.

많이도 갖다준다.

맥주 안주나 반찬같이 그냥 날로 먹는다. 

 

고수는 특유의 강한 향으로 좋고 싫음이 분명히 갈리는 채소이다.

스페인어로 실란뜨로(Cilantro), 중국어로는 샹차이(香菜), 캄보디아에서는 찌라고 부르는데 많은 요리의 풍미를 돋구는 식자재로 사용된다.

평소 꾸이띠우(쌀국수) 등 캄보디아 음식을 먹을 때마다 ‘고수는 빼고 주세요.(꼼 닥 찌)’를 외쳤어도, 고수의 풍부한 영양과 효능을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

글쓴이도 남미와 동남아 등지에 오래 살면서 찌를 먹게 된 지는 불과 몇 년 안 된다.

 

고수는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향신료의 하나이고 거의 모든 음식에 넣어 먹는다.

중국이나 동남아에 여행하는 사람 중에는 이 고수풀 냄새 때문에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수가 많다.

고수풀은 빈대풀이라고도 하는데 빈대나 노린재 비슷한 역겨운 냄새가 나서 처음 먹는 사람은 비위가 팍 상한다.

그러나 그 맛에 익숙해지면 마치 운명처럼 다가와 오히려 이것이 없으면 뭔가 빠진 듯한 기분을 느낀다.

 

속담에 '중이 고기 맛을 알면 절간에 빈대도 안 남는다.'는 말이 있다. 

원래는 '스님이 고수 맛을 알면 절간에 빈 대도 안 남는다.'였다.

고수라는 나물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의 입을 거치면서 고수가 고기로 바뀌게 된 것이다.
또, 살아 움직이는 빈대가 아니라 '고수의 맛에 한 번 반하게 되면 속이 텅 빈 줄기까지 몽땅 다 먹어버려서 빈 대까지도 남기지 않고 다 먹는다.'는 말이었단다.

어찌 고귀하신 스님이 프랑스 죄수 빠삐용도 아닌데 빈대나 바퀴벌레를 드시겠는가?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이 'FASEB'지에 발표한 연구결과 보고서에는 고수 잎이 항경련 작용 외 이미 이전 연구에서 보고 된 바 있는 항암작용과 심장 보호, 위장 건강 증진과 진통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캄보디아에는 이런 찌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다.

들리는 말로 캄보디아 사람은 찌를 늘 먹어 모기가 잘 물지 않는다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찌의 여러 성분이 우리 건강을 지켜주지 않나 생각한다.

나이 들면 이것저것 가리지 말고 고루고루 잘 먹어 건강하게 살다 갈 일이다.

이참에 찌를 넣어 겉절이 김치를 담가 먹어야겠다.






Child in time, Quid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