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를 공격하는 범고래 떼
누가 바다의 제왕 대왕고래를 공격하는가
현존하는 동물 중 지구에서 가장 크다는 대왕고래.
큰 놈은 30m가 넘고 몸무게가 180t이나 한단다.
인간이 마구 잡아 그 수가 크게 줄어 1966년부터 국제조약으로 포획이 금지되었다.
우리가 다 알 수 없는 바다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호주 서부 해안에서 대왕고래 한 마리를 집단으로 공격하는 범고래가 목격됐다.
고래를 보러 온 관광객 40여 명은 범고래의 집단사냥 현장을 몇 미터 눈앞에서 봤다.
몸집이 거대한 대왕고래는 분기공에서 쉴 새 없이 수증기를 뿜어내며 사력을 다해 피하려 했다.
이들은 덩치만 크고 이빨이 수염처럼 되어 있어 먹이를 거르기만 할 뿐 까부는 놈들을 물 수가 없다.
그러니 한꺼번에 달려드는 사나운 범고래 떼를 당해 낼 수가 없다.
먹을 거라면 기가 막히게 빨리 알아채는 갈매기 본능까지 가세하면서 바다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쫓고 쫓기는 대왕고래와 범고래 떼의 추격전은 한동안 계속됐다.
집단사냥에 능숙한 범고래 70여 마리는 포위망을 좁혀 자기보다 몇 배나 큰 대왕고래를 고립시켰다.
대왕고래 밑으로 잠수했다가 다시 떼거리로 공격하는 방식으로 혼을 쏙 빼놓았다.
결국 대왕고래의 피로 물든 바다에서 범고래와 갈매기 떼는 고래고기를 포식했다.
전문가 이야기로는 대왕고래가 엉뚱한 시간에 엉뚱한 장소로 들어와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덩치가 큰 대왕고래와 혹등고래 등 수염고래는 겨울을 따뜻한 곳에서 나고 북극이나 남극에서 크릴새우를 먹고 원기를 회복한다.
길을 잘못 들어서 호주나 남아공 연안 등지에서 범고래 떼를 만나면 워낙 방어하지 않기에 공격을 당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육상 포식자와 마찬가지로 보통 새끼를 무리에서 떼어내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식이다.
재수 없게 인간이 쳐 놓은 그물에 걸리면 역시 범고래의 공격에 당하고 만다.
범고래는 대왕고래의 꼬리 부분을 집요하게 물어뜯어 피를 내면 게임 끝이다.
대왕고래가 워낙 덩치가 크고 힘이 세 꼬리나 지느러미에 한 방 맞으면, 큰 녀석이 10m에 가까운 범고래도 중상 아니면 사망이다.
이를 잘 아는 범고래 무리는 영악하게 사방에서 공격해 대왕고래 혼을 빼놓고, 뭍의 하이에나처럼 약점을 물어뜯는다.
'Killer Whale'이라는 이름처럼 범고래는 상어나 물개, 다른 돌고래, 심지어 곰까지 잡아먹는 킬러 고래이다.
사납고 공격성이 뛰어난 이빨고래로서 평균 몸길이는 6~8m, 몸무게는 5t에 달한다.
또한 바다에서 가장 빠른 포유류 중 하나로, 순간 시속 50km로 헤엄칠 수 있다.
또한 수면 위로 20m까지 뛰어올라 바닷새를 잡아먹기도 한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높은 지능과 무리 지어 다니는 습성으로 바다 생태계 피라미드에서 최상위 포식자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범고래들은 몇십 년 더 사는 암컷이 무리의 리더 역할을 한다.
동료의식이 매우 강하며, 평생을 같은 무리끼리 바다를 휘젓고 다닌다.
체형이 균형 잡힌 유선형이며, 덩치가 크고 힘이 센 동물임에도 물속에서 아주 짧은 시간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빠른 속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없어 대형 수염고래류들과의 추격전에서는 압도적인 체구에서 나오는 지구력 차이로 범고래들이 따라가지 못한다.
성체 대형고래를 노리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사냥 성공률도 매우 낮은 편이다.
사나운 백상아리를 위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바다 생물이기도 하단다.
백상아리는 평균적으로 약 3~5m에 1t 정도의 체급인데 범고래는 덩치가 두세 배 크기에 가능한 일이다.
백상아리는 날카로운 이빨과 강한 악력으로 큰 고래의 살점도 물어뜯을 수 있기에 범고래도 물리면 크게 다칠 수 있다.
그래서 백상아리를 공격할 때는 범고래 또한 신중하게 기습적으로 공격해 상어를 뒤집은 후 익사시키는 전술을 쓴단다.
상어는 몸이 뒤집히면 순간적으로 숨을 쉬지 못하고 기절한다고 한다.
그렇게 백상아리를 뒤집어서 익사시킨 후 인간이 곰 쓸개 빼먹듯이 지방이 많고 맛있는 간만 빼먹고 사라진단다.
참 영악하고 무서운 놈들이다.
'은퇴 선원의 항해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식자 상어에 대한 오해와 편견 (0) | 2021.04.28 |
---|---|
사람과 친한 범고래의 킬러 본능 (0) | 2021.04.27 |
고래 III, 바다의 소음 공해 (0) | 2021.03.31 |
고래 이야기 II (0) | 2021.03.31 |
고래, 그대는 누구신가요? (0) | 2021.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