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서 원했던 새로운 삶의 첫걸음
그동안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젊었을 때 오대양 육대주 50여 개국을 돌아다니면서 아름다운 추억이 많은 남미에 대한 노스탤지어에 젖어 한국에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노트북과 카메라만 메고 아르헨티나에 날아왔죠.
현지 여러 교민 분들의 도움으로 이제 인근 나라의 아름다운 해변도시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남미 이민에 대한 꿈을 꾸고 대략 6~7개 월 만에, 남미에 온 지 약 50여 일 만에 꿈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대서양의 아름답고 푸른 수평선과 입출항하는 배들을 바라보며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혼자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고국에서 모든 것이 흐트러지고 이억 원 가량 들인 가게 정리하고 땅 팔아서 빚잔치 하고 나니 비행기 표 사고 경비 환전하고 남은 돈이 달랑 이만 불, 모으기는 힘들어도 이삼 억 까먹는데 채 삼년이 걸리지 않더군요.
그 돈 갖고 말도 통하지 않는 남의 나라에 가서 뭘 할 수 있을까하고 많은 분들이 우려했지만 운이 좋게도 현지 교민 유지 분들의 도움으로 시설이 아주 잘 된 최고급 레스토랑을 인수하게 되었고, 부족한 돈은 벌어서 갚으라고 생면부지의 교민 분께서 빌려주셨고, 여권으로 허가 명의 변경하고 사업자 등록을 해서 뻬뻬세(세금)를 내면 영주권도 해결될 거 같습니다.
이곳에서는 한국과 같이 임대 보증금이라는 개념이 없고 월세만 내면 되니까 적은 돈으로도 점포를 인수할 수가 있습니다.
과연 남미는 기회의 땅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죠.
한국에서는 허름한 분식집 하나 겨우 얻을 수 있는 돈으로 엄청나게 시설이 잘 된 레스토랑을 얻을 수 있다니......
이 나라에서는 땅은 넓은데 인구는 얼마 안 되어서 나무를 심는다고 하면 정부에서 100헥타르 정도의 땅을 무상으로 빌려주고 운영자금까지 융자해준다고 하는군요.
한 4~5년 기르면 수출하는 목재회사에서 자기들이 다 베어가고 돈으로 쳐준답니다.
그러면 심고, 관리하기만 하면 된다는 말인데, 이곳은 춥지도 덥지도 않고 사시사철 기후가 아주 좋은데다 한 달에 여러 번 비가 내려 나무를 심기만 하면 저 혼자 잘 클 거 같습니다.
한 일 년 스페인어 열심히 공부하고 자리가 잡히면 나무 농장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삼십 만평의 내 농장에 아름다운 집을 짓고 착한 새 각시 구해서리 말 타고 다니며 배고프면 아사도를 구워 비노 한잔하는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ㅋㅋㅋ
한국에서 소위 잘 나가던 아들이 빈털터리가 되어 홀로 고국을 떠난다고 해서 마음 고생 많으신 노부모님께 빨리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길 고대하면서, 남미에 정착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 한국과 알헨 그리고 현지 교민 분들께 감사드리고, 제가 잘 되어서 나중에 이곳에 이민이나 여행 오시는 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가급적 교민사회에서 구설수에 오르지 않게 묵묵히 그리고 열정적으로 살아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합니다.
이제 한국과 라틴방에서 조운엽이란 이름은 사라지고 남미에서 새로운 이름으로, 바뀐 인생의 첫걸음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I can do it, You can do it. We can do it!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으면 성공도, 실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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