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운엽 : Aqui es Roma, Sabes del Amor? [21] | |
2587| 2007-01-09 | 추천 : 3| 조회 : 14754 |
이탈리아 로마
인천 국제공항을 출발하여 시속 800여Km로 12시간을 날아서 이탈리아의 고도 로마에 도착했다. 비행기 표 예매를 하면서 행복한 고민을 했었다. 우리나라 반대편에 있는 아르헨티나를 가려니 동쪽 항로로 미국이나 캐나다를 경유할 것인가, 서쪽 항로인 아시아나 유럽을 경유해 갈 것인가 생각하면서 어차피 비행기 안에서 30시간 이상을 푹 썩을(?) 텐데 몇 시간 더 걸린들 뭔 차이가 있겠는가? 그래서 여행사에 가장 싼 요금으로 부킹해달라고 요청했는데 환상적인 스케줄을 잡아주었다. 로마 경유로 27시간 체류란다. 운도 좋아서 오후 6시에 도착해 시내에 있는 호텔에서 일박하고 뒷날 관광하고 저녁 9시 45분 비행기를 타면 된다. ㅋㅋㅋ 그대는 아는가? Roma를 거꾸로 읽으면 어떻게 되는가를. Amor! 수많은 지구의 연인들이 무수히 노래 부르던 그 친숙한 단어. 이렇게 이번 여행은 시작하기 전부터 유쾌한 기분이었다.
국민학교 동창 준이 공항에 마중 나왔다. 영등포에서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기 전에 전화를 했더니 일산에서 달려왔다. ‘야, 그 먼 나라에 또 무엇을 하러 가냐?’고 묻기에 ‘걍 제주도 가는 거나 마찬가지야. 재미있게 살려고 간다.’라고 말했다. 여태껏 역마살이 끼어서 고향 떠나 산지 몇 해던가. 내손에 달러를 한 뭉치 쥐어주면서 ‘잔돈으로 바꿨다. 가서 힘들면 전화해라.’라고 말하고 갔다.
그는 내 결혼식 때도 멀리 부산까지 내려와서 피아노 반주로 축하해주었고, 오랫동안 객지와 외국생활을 하는 내가 어쩌다 서울에 가면 두말 안하고 찾아와 쓴 소주라도 한잔 나누었다. 그가 중학교 땐가 나에게 묻던 말이 기억난다.
“야, 너는 어떤 게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하니?”
어려서부터 조숙하고 생각이 많았던 준이 묻는 말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마땅한 답을 못 찾고 그를 쳐다보니 먼 하늘을 응시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운엽아, 나는 몇 년을 연락 없이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 어려운 부탁을 하더라도 군말 없이 들어 주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해.”
아직까지 우리는 서로 간에 어려운 부탁을 해본적은 없다. 그런데 노잣돈을 다 주다니.
이탈리아는 전에 배로 팔레르모와 메시나에 가봤었다. 로마는 처음이다. 로마에서 놀란 몇 가지. 우선 소형차가 엄청 많았다. 자체 생산하는 피아트도 그렇고 벤츠, 포드 등 유명한 차들도 소형이 많다. 심지어는 2인승, 1인승 차도 있고 한국산 소형차도 지천으로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게나 고동이나 크고 비싼 차를 선호하는데 말이다. 그리고 물가가 엄청 비싸다. 우리나라에 비해 가히 살인적이라고 할까. 로마 공항이나 내가 묵던 호텔에도 겨우 컴퓨터 한 대 설치해 놓고 한글 지원도 안 되면서 인터넷 요금이 10분에 3.5유로, 1시간에 3만 원정도 하는데 정말 놀랐다. 점심에 일행과 콜로세움 근처 레스토랑에서 비프스테이크를 먹고 54유로를 지불했다. 70,000원이면 둘이 점심 한 끼 값으로 싼 건가? 샐러드, 물 그리고 커피도 다 따로 받더라. 먹는 물도 호텔이나 식당에서도 다 사먹어야 하는데 작은 생수 한 병이 3,4천 원 했다. 리라를 쓸 때는 그렇게 비싼 줄 몰랐는데 유로화로 바뀌면서 물가가 오른 모양이다.
또 놀란 것은 일국의 수도치고는 건물들이 대부분 낡고, 높은 건물을 보기 힘들었다. 아마 문화재 보호를 위해서 정부에서 신축 건물뿐만 아니라 보수하고 땅 파는 것도 강력히 규제하는 가 보다. 그리고 이 나라에 소매치기가 많다고 소문이 나 있었는데 경찰이 얼마나 많이 거리에 나와 있는지 좀체 불미스러운 일을 목격할 수 없었다. 관광 도시답게 사람들도 매우 친절한 편이었다. 길을 물어보면 잘못하는 영어지만 친절하게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옷깃만 스쳐도 ‘Escusa(에스큐사, 미안)!’, 말 한마디만 해도 ‘Grazie(그라체, 감사)!’가 입에 붙어 다녔다.
그리고 길을 물을 때 영어로 물으면 잘못 알아듣더라. 로마자가 영어의 조상이라는 긍지가 강해서 그런지 거리 팻말에도 이탈리아어로만 되어 있다. 바티칸에서 택시를 타고 공항을 가는 데 도로표지판에 Napoli 방향으로 가는 것만 알 수 있고 공항 표시인 Airport라는 것을 볼 수가 없어서 의심쩍어 공항 가는 것이 맞느냐고 재차 물었더니, 가긴 간단다. 나중에 알고 보니 비행기 그림 그려 놓고 FIUMICINO라고 써 놓은 게 공항 표시란다. 로마 국제공항에서도 죄 이탈리아어로만 써놓고 안내방송도 지네 나라 말로 한 번하면 끝이다. 아쉬운 사람이 이탈리아어를 배워라 이 말이지.
아무튼 남미를 가다가 경유한 로마에서 즐거운 1박 2일을 보내고 외국어, 특히 스페인어를 잘 하고 싶은 갈망과 남미에 대한 열정을 안고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향하는 비행기 트랩을 올랐다. 남미에서 무슨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고정관념과 편견을 버리고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거야. 내 틀을 그쪽에 맞추어야지…….
“Quien sabe? Nadie. Pero yo puedo hacerlo!
(누가 알아? 아무도 몰라. 그러나 나는 할 수 있어!)"
출처 : 멀고도 가까운 은의 나라 cafe.daum.net/imigrantessuda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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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ny Ko | 안녕하세요. 아르헨입니다. 저는 예전에 사업때문에 거의 로마에서 살다시피 했죠. 지금도 가장 한국과 비슷하게 살기 좋은 곳은 이탈리아라고 생각합니다. 페루지아라는 시골 동네는 거의 한국교외 풍경이죠. 예전에 안정환이 있던곳이라 기대 했었는데요 | 01-09 |
토마토 | 짜릿한 흥미를 느낍니다. 거기있는 이태리인들을 아르헨티나에서도 만나보실꺼예요. roma 를 뒤로 읽으면 amor 라는게 참 신기하네요^^일단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물가 하나는 엄청 싸니깐 신날꺼예요... | 01-09 |
다비드 | 로마..그냥 스쳐 지나기기에는 너무 아쉬운 곳이기도 하지요. 4박 5일 정도 체류했는데도 꼭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남부 이탈리아도 아름답습니다. 나폴리..인근 소렌토,아말피,카프리.. | 01-09 |
nookie | amor... | 01-09 |
대한민국외치자 | 와우^^ | 01-09 |
tpwkah | 기대가 됩니다 | 01-09 |
지성 | 상상이 갑니다 부에노님 즐거운여행되십시요 ㅎㅎ 기내식 저또한 채질입니다 왜냠 담배를 못피게허니 먹을거라도 왕창먹어둬야 조금이 라도 덜하죠 .. | 01-09 |
nookie | NADIE ES CORRECTO | 01-09 |
푸우 | 유로화 되기전에 물가 참 싸고 볼 것 많고 좋았는데 너무 비싸네요 | 01-09 |
아버지 | 소주만병만주소...거꾸로... 종합병원...자음과 모음만 이으면?...대체 머하자는 플레이...? 딴지걸어서 지송...쓰읍... -_- | 01-10 |
Alex | 어디서 찍었는지 알�다...ㅋㅋ 나도 저기서 찍었었는데.. | 01-10 |
야빠리 | 그 덕분에 이탈리아 사람들이 유럽에서는 영어를 잘못하는 국가중의 하나죠. | 01-10 |
Keith | nookie, gracias por la correccion. | 01-10 |
capena | 잘못된 정보가 있네요..인터넷 10분에 3.5유로, 1시간에 3만 원정도..이건 공항에 서 쓰신건지요? 보통 한시간에 3유로 정도합니다. 관광 포인트가 되는 시내말고 동네에서는 더 싸기도하구요. 물값도 마찬가지고요.암튼 로마를 포함한 이태리 전역이 아름 | 01-10 |
capena | 답지요. 좋은 친구분을 두신것 부럽네요.님도 그만큼 그분께 좋은 친구라는 얘기겠네요. | 01-10 |
천공의섬랴무 | 세계를 암암리에 지배하고있는 프리메이슨을 아십니까? 프리메이슨이란 유대인초엘리트 그룹으로 현재 이라크전쟁 ,9.11테러 한국6.25전쟁,2차세계대전을 일으킨 단체입니다. 정말 주목할필요가있습니다. http://cafe.daum.net/antifreemason | 01-10 |
행운 | 영원한도시 로마. | 01-10 |
nookie | porque escribo en espanol en italia? que quiere decir eso? | 01-10 |
nookie | que tiene que ver mi ignorancia? | 01-10 |
mandarina | en italiano? | 01-11 |
김 동현 | 조운엽씨는 아르헨 방문도중 로마를 경유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운엽님 의 아르헨 기행문을 많이 기대해 주세요 | 0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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