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이야기

이천 원의 사랑, 인사동 골목의 황태 해장국집

부에노(조운엽) 2009. 2. 11. 16:15

 

 

 

인사동의 황태 해장국집

 

 

이천 원의 나눔

 

 

명태는 잡는 방법, 가공 방법, 잡는 시기, 지역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이름이 달라지는데 명태의 다른 이름에 대해서 알아보면 먼저 봄에 잡은 것은 춘태, 가을에 잡은 것은 추태, 겨울에 잡은 것은 동태(冬太), 그물로 잡아 올리면 망태, 낚시로 잡은 것은 조태, 원양어선에서 잡은 것은 원양태, 근해에서 잡은 것은 지방태, 강원도에서 나는 것은 강태, 새끼는 노가리 등 명칭이 많다.
 
또 갓 잡았을 때는 생태, 얼린 것은 동태(凍太), 그냥 건조 시키면 북어(또는 건태 乾太), 꾸들꾸들하게 반쯤 말린 것은 코다리, 얼렸다 녹였다 반복해서 노랗게 말린 것은 황태라고 부른다.

 

그럼 짱짱하게 말리면 짱태 맞나? ㅎ

 
이렇게 명태의 다른 이름이 수십 가지나 있을 정도로 옛사람들의 명태 사랑은 지극했다고 한다.  

 

이런 황태 해장국을 인사동에서 단 돈 이천 원에 파는 곳이 있다.

요즘 같은 물가에 그 돈 받아서 남을까?

주인 할머니와 말을 해보니 남는 게 별로 없어서 종업원도 못 쓰고 혼자 일한다고 했다.

 

맛은 좋은 편이다.

저런 황태를 사랑으로 끓이는데 맛이 없을리가 있겠는가?

 

며칠전 우리 카페 번개 모임을 갖고 근처 모텔에서, 대전 쪽에서 올라온 프랭클린 님과 같이 자고 새벽에 혼자 한 그릇 맛있게 비우고 계산하면서 이천 원도 없이 오는 사람이 있냐고 여쭤보니 당근이란다.

그런 사람에게는 돈을 받지 않고 그냥 준다고 하셨다.

사랑이 깃들어 있지 않으면 그렇게 할 수가 있을까?

대신 반찬은 김치 한 가지 뿐이란다.

술은 안 팔고...

계산하고 나오면서 그런 사람 주라고 만 원을 드렸더니 절대 안 받으려고 했다.

 

 

 

 

사랑의 밥을 푸고 계신 주인 할머니

 

 

역시 미소가 아름다우셨다

 

 

내가 먹을 밥과 황태 해장국

 

 

할머니 젊었을 때는 참 예쁘셨겠다고 말하니 수줍어 하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