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Les fleurs sauvages(야생화), Richard Clayderman y 늘 내 옆에 있잖아

부에노(조운엽) 2016. 5. 2. 06:34

 

 

아이들을 무척 사랑하는 남미 사람들

 

 

점순이의 비애

 

 

어릴 적 내 별명은 '점순이'였습니다. 

유난히 흰 피부 곳곳에, 백설기에 박힌 건포도처럼 점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얼굴, 목, 팔, 다리, 배 심지어 발바닥까지…. 

그 때문에 '딸 잃어버려도 찾기 쉽겠다.'라며 동네 어른들의 놀림거리가 되고, 수업중에는 친구들이 내 얼굴에서 별자리를 찾겠다고 말해 웃음거리가 됐습니다. 

눈이 침침한 엄마는 내 눈썹 사이에 있는 길쭉한 점을 머릿니로 착각해 잡는다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점은 내 콤플렉스였습니다. 

대학 합격 소식보다 화장으로 얼굴에 난 점을 가릴 수 있다는 사실에 더 기뻐했을 정도로요. 

 

하루는 남편에게 점을 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내가 그 점이 예뻐서 당신과 결혼했는데 왜 빼? 그거 복점이야.'라는 게 아니겠어요. 

그 말이 꼭 놀리는 것처럼 들려 더 속상했습니다.

어느 날 딸아이가 소리쳤습니다. 

“엄마, 나 점 생겼어!” 

이 무슨 청천벽력 같은 말입니까. 

그런데 이어지는 딸아이의 말이 나를 더 놀라게 했습니다. 

“나도 이제 엄마가 되려나 봐.” 

순간 어이가 없었는데, 딸아이는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내게는 콤플렉스인 그 점이, 딸아이에게는 엄마의 증표였습니다. 

딸아이는 자신이 엄마를 닮아 간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기뻐했지요. 

지금도 딸아이는 말합니다. 

“나는 점이 참 좋아! 늘 내 옆에 있잖아.” 

이제는 나도 자랑스럽게 점을 내보일 수 있을 듯합니다. 

내 몸의 일부로 점을 사랑할 수 있을 듯합니다. 

사랑스러운 내 딸아이처럼요.


출처 : 인터넷 좋은생각 사람들 조영미 님

 

 

 

 

 

주근깨가 매력적인 산띠아고 데 칠레, 빠블로 네루다 기념관의 가이드 아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