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원의 항해일지

한국인과 거의 비슷하게 보이는 그린란드 여인

부에노(조운엽) 2020. 11. 13. 06:03

 

 

한국인과 거의 비슷하게 보이는 그린란드 여인

섬 이야기 하나, 그린란드

해피 라틴호는 필리핀해에 들어서 대만 옆을 씩씩하게 항해하고 있다.

파도가 주로 앞에서 쳐 피칭을 좀 한다.

배가 좌우로 노는 것은 롤링이라고 한다.

롤링하면 소화가 잘되는 것 같은데 배가 앞뒤로 흔들리는 피칭 때는 머리가 좀 아프다.

멀리 우현 쪽에 등대와 함께 대만의 작은 섬이 보인다.

육지에 살든 바다 위에 떠 있든 누구나 섬에 대한 환상과 추억이 있으리라.

덴마크의 코펜하겐에 들어갔을 때 상륙해 노천 바에서 맥주 한잔하는데 우리나라 사람 같은 여인을 만났다.

반가워서 이야기해보니 그린란드 사람이란다.

한국 사람과 너무 똑같아서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그니들도 인정한다.

한참 같이 놀다가 화물선을 보고 싶다고 해서 배에 데리고 와 구경 시켜 준 적이 있다.

그린란드 주민 대부분은 에스키모라고 하는 이누이트 족이다.

이누이트 족은 동아시아인과 같은 몽골인종이다.

그린란드는 북아메리카에 있는 섬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덴마크 왕국의 자치령이다.

남극과 함께 육지가 빙하로 덮여 있는 지구상의 둘뿐인 지역으로 세계에서 가장 추운 얼음왕국이다.

내륙의 경우 연평균 기온이 -30℃이고 한여름에도 대부분 영하이다.

그린란드 내륙과 북부, 동부 지역은 인간이 살기 힘든 척박한 지역이지만, 아주 작은 마을이 있었다.

지금은 관측원과 연구원 말고는 민간인은 다 빠져나갔다.

면적은 한반도의 열 배 정도에 인구밀도는 아주 적어서 서울만 한 땅에 한 열 명이 사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린란드라는 이름은 중세 때 이곳에 정착한 바이킹이 지은 이름이다.

바이킹은 그린란드에서 풀이 있는 땅에 살았는데 그들은 녹색의 땅이라는 의미로 그린란드라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그린란드는 얼음만 많지 녹색의 땅은 얼마 되지 않는다.

초기 정착자가 다른 이주자들을 꼬시기 위해 마치 풍요로운 땅인 것처럼 보이려고 이런 이름을 붙였다는 설이 있다.

이웃한 아이슬란드와 반대이다.

아이슬란드는 생각보다 온화한 지역이다.

그런데도 지들끼리만 살려고 일부러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게 얼음투성이인 그린란드와 뒤바뀐 이름을 붙였다는 설이 있다.

지금까지 그린란드에서 관측된 최저 기온은 -70℃이다.

북위 63도의 시베리아 오미야콘과 알래스카에 있는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높은 데날리산에서 -70℃ 이하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고 한다.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강제수용소에서 점심시간이 되어 그나마 기온이 올랐을 때 주인공인 슈호프의 대사이다.

'날씨가 따뜻해졌네. 영하 18℃쯤 될걸. 벽돌 쌓기에 좋은 날씨야.'라고 중얼거렸으니 그곳이 얼마나 추운 곳인지 알 수 있다.

그래도 영하 41℃ 이하로 내려가면 죄수들의 강제 노동이 중단된다고 썼다.

만일 수용소가 이런 지역에 있었다면 강제 노동을 쉬는 날이 더 많았으리라는 생각을 해봤다.

이제는 지구온난화로 대륙빙하가 다시 얼지 못한다고 한다.

그린란드 땅의 대부분은 얼음으로 뒤덮였지만 아주 적은 땅에 소와 양을 기를 수 있는 풀밭이 있다.

그린란드에 정착한 바이킹들은 필요한 나무를 구하려고 종종 북아메리카 본토까지 갔다.

바이킹들이 콜럼버스보다 약 오백 년 먼저 북아메리카에 왔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린란드인들은 래브라도해를 건너 뉴펀들랜드까지 항해해서 나무도 구하고 아메리카 원주민과 교역도 했다.

원주민에게 우유와 옷감을 주고 모피를 바꿔갔다고 한다.

거기에서 노르웨이에서 당시에 쓰던 동전과 무기 조각 등이 발견됐다고 한다.

섬 전체가 두꺼운 빙하와 얼음에 뒤덮여 있고 매우 추워 거의 개발이 되지 않았다.

근해 어장에서는 물고기가 많이 잡힌다.

또한 철, 구리, 석탄, 금, 다이아몬드와 함께 희토류 등이 많이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그린란드의 대륙붕에 석유와 가스 자원 또한 많이 발견되었고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으면 더 많은 광물자원들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정부는 그린란드의 어마어마한 지하자원을 절대 포기할 수가 없다.

그래서 주민 1인당 만 불 이상의 보조금을 주면서 미소 작전으로 어떻게든 덴마크령으로 유지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2차 대전 때 잠시 미국이 점령하기도 했고, 미국은 소련을 견제하려는 목적에 이 섬에 관심이 많았다.

알래스카처럼 일억 달러 주고 덴마크에 사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런데도 미국은 이곳에 공군기지를 만들었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훨씬 넘은 뒤에 중국이 북극에 진출하기 위해 그린란드에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그러자 미합중국 도람뿌 대통령이 또 그린란드를 사겠다고 제안했으나 덴마크와 그린란드 측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그린란드 사람은 지구 온난화에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다.

지구의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위성 사진 등을 보고 빙하의 면적이 줄어들어 지구 온난화의 확실한 증거라고 말한다.

정작 그린란드 본토 사람은 '면적은 줄어들어도 오히려 두께가 늘어나고 있다며 일부 학자들의 주장은 오로지 연구비를 타 먹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에 그린란드에서는 아이슬란드에서 이주한 바이킹들이 사냥뿐만 아니라 소와 양을 키우고 농사를 지으면서 살았다.

그린란드에서 과학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구 온난화는 두 번 있었다.

그때 모두 정착민이 늘고 목축과 농사 등이 수백 년 동안 가능했다가 추워지면 다시 떠났다고 한다.

그린란드는 국제적으로 대륙이라 불릴 수 있는 육지 면적의 기준이 된다.

그린란드보다 큰 육지는 대륙으로, 더 작은 곳은 섬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고 호주가 가장 작은 대륙이 된다.

다음으로 뉴기니, 보르네오, 마다가스카르, 그리고 다섯 번째가 그린란드 옆 캐나다의 배핀섬이다.

그린란드에 정착한 한국인이 딱 한 분 있다.

십여 년 전 그린란드에 여행 왔다가 꽂혀 그린란드대학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며 현지인과 결혼해 사는 당찬 여인이시다.

그동안의 경험과 공부한 것을 '그린란드에 살고 있습니다'라는 책으로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