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만화의 해적 롱 존 실버
보물섬과 보물선
조이스 캐럴 오츠는 노벨 문학상 후보로 박경리와 같이 줄곧 언급되는 여류작가 중 한 명이라고 한다.
미국 뉴욕주 록포트에서 태어나 여덟 살 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보물섬' 등을 읽고 감동을 하였다.
열네 살 때 할머니에게 타자기를 선물 받고 작가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노동자들의 농업 공동체에서 자란 그녀의 어린 시절은 매일 살아남기 위한 싸움이었다고 한다.
그때 그녀는 '세라비!'라는 말로 자신을 위로했다고 한다.
'세라비(C'est la vie)'는 프랑스어로 '그게 인생이야!'라는 뜻이다.
프랑스인들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어깨를 으쓱하며 '세라비!'라고 한단다.
어차피 인생이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 불평하거나 스트레스받지 말자는 것이다.
그래 봤자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 말이다.
글쓴이는 머리가 안 따라 줘 그런 것까진 잘 모르겠는데 뭔가 주위 사람에 서운함이 생길 때면 혼자 생각한다.
'그러니까 사람이지...' 또는 '아직 그대가 젊으니까'라고 생각하며 흘려버린다.
그렇지만 때로는 분노 조절이 안 되어 큰소리치고 쌍시옷을 뱉으며 막 나갈 때도 있다.
그러니까 나도 사람이지...
그녀는 '몸서리 나는 가을(With Shuddering Fall)'이란 소설을 써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그녀는 많은 소설을 써 퓰리처 소설 상을 다섯 번이나 받는 등 여러 상을 받았다.
청소년 소설 '난파선'도 썼다.
보물섬 또는 보물선이란 단어는 우리가 어렸을 때 다 접해봤을 것이다.
특히 만화책이나 TV 만화영화 보물섬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책을 읽지 않았어도 읽은 것처럼 느껴졌던 보물섬.
'비록 손으로 접은 종이배이지만 그대가 타고 있어 보물선이 되었다.'라는 말처럼 모든 게 생각하기 나름인 거 같다.
남이 접어 흘러가는 종이배에는 별 느낌이 없는데 그, 또는 그녀의 손길이 닿은 종이배는 우리 가슴에 아련하게 남아있으니 말이다.
보물섬은 스티븐슨이란 영국 작가가 아들이 그린 섬의 지도를 보고 영감을 얻어 쓴 해양 모험 소설이다.
12살 소년 짐은 우연히 해적이 숨겨놓은 보물섬 지도를 얻어 보물을 찾으러 히스파뇰라호를 타고 간다.
그런데 배의 주방장 존 실버가 전직 해적이었고 이에 맞서 싸우다가 결국 보물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만화에 나오는 롱 존 실버는 외다리, 어깨에 얹고 다니는 앵무새, 삼각모 등으로 우리 어렸을 때 피터 팬에 나오는 후크 선장과 함께 해적의 상징이었다.
아마존닷컴에서 '세상에 얼마나 많은 난파선이 있는가?'라는 기사를 낸 적이 있었다.
역사상 약 300만 척으로 추정되는 난파선이 있고 그중 1%도 안 되는 난파선이 탐사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질문을 한다.
과연 바다에 가라앉은 보물은 얼마나 될까?
미국의 보물찾기 선수인 멜 피셔의 손자인 탐사 전문가 숀 피셔의 말은 약 600억 달러로 추정한다고 말한다.
그는 300여년 동안 스페인 사람들이 아메리카 대륙의 모든 부를 빼앗아갔다고 말했다.
피셔는 난파선 사냥꾼으로 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보물을 싣고 가다가 침몰한 스페인 선박들을 전문적으로 탐사한다.
단 한 척의 난파선만 발굴해도 재수 좋으면 수십억 달러를 벌 수 있다고 한다.
멜 피셔는 1985년 난파선에서 40t의 금과 은을 포함하여 약 5억 달러어치의 보물을 찾았다.
금괴, 은괴, 8개의 조각이라고 알려진 스페인 은화 수십만 개 그리고 콜롬비아산 에메랄드가 있었다.
미연방 대법원은 피셔의 보물 소유권을 확정했다.
피셔는 계속해서 보물찾기 회사인 멜 피셔스 트레져스를 만들어 플로리다 해역에서 몇 척의 난파선을 찾는 데 성공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가라앉은 보물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200억 달러어치의 보물이 있다고 소문난 산호세 갈레온호를 미국 해양생물연구소 연구팀이 콜롬비아에서 찾아냈다.
산호세호는 17세기 스페인 보물선단의 호송선이었다.
콜롬비아 인류 역사연구소 소장이 카르타헤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산호세호 유물과 유골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수백억 달러 상당의 보물을 싣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300년 된 난파선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유네스코에서도 역사적 가치가 높은 중요한 문화유산의 손실을 우려하는 서한을 보냈다.
아직 법적 다툼과 소유권 문제로 보물이 발굴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만약 그 배 한 척이 가지고 있는 보물이 정말로 200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면 바다에 600억 달러의 보물이 가라앉아 있다고 주장하는 숀 피셔의 추정 금액은 다시 써야 할 것이다.
바닷속에는 만 년 된 카누를 포함하여 수백만 척의 난파선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페세 카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탄소 연대 측정은 이 보트가 기원전 팔천 년경에 만들어졌음을 알려준다.
코스트 서베이 데이터는 미국 해역에서만 만 건이 넘는 난파선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코스트 서베이는 이들 만여 척의 난파선을 지도로 만들어 다른 배나 잠수함의 충돌을 방지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70년대 신안 앞바다에서 원나라 무역선이 발견되었다.
이 신안선은 14세기 때 무역품을 싣고 일본으로 가던 중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1976년 수중발굴이 시작되어 선체까지 인양된 이 배에는 도자기와 동전, 향료와 약초, 씨앗 등 많은 물품이 실려 있어 신안 보물선이라 불렀다.
700년 가까이 바닷속에 있다가 발굴한 신안 보물선 밑바닥에는 800만 개, 약 28t의 동전이 실려있었다.
그동안 이 배에 실렸던 도자기 등에 대한 연구는 큰 성과가 있었지만, 동전 등 금속공예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한 일본 교수는 '신안선 출토 동전의 용도와 성격'이라는 논문에서 배 바닥에 실린 동전은 배를 안정시키기 위해 돌대신 실은 것이라고 밝혔다.
요즘 배는 바닷물을 넣고 빼서 배를 안정시켜 뒤집히지 않게 하는 워터 밸러스트 기능이 갖춰져 있다.
그는 이 동전은 일본에 도착하면 화폐로 사용 할 수도 있는 밸러스트로, 상품이자 돈의 성격을 가진 것이라면서 중세 일본에서 쓰던 화폐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입됐다고 주장했다.
2003년 한국 해양탐사 연구소는 울릉도 앞바다에서 탐사 4년 만에 러일 전쟁 당시 울릉도 부근에서 침몰한 돈스코이호 잔해를 발견했다.
이때 함포, 조타기, 선체 측면 등의 촬영에 성공했으며 이들 촬영 사진이 돈스코이 함의 설계도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러시아와의 소유권 분쟁을 피하고자 돈스코이함 추정 선박이라고 했다.
동아건설이 해양수산청에 울릉도 인근 매장물 발굴 허가를 받고 40억 원을 들여 보물찾기했으나 자금난으로 부도가 나 인양 작업은 중단됐다.
2017년 신일그룹에서 금괴가 실린 150조짜리 보물선을 찾았다고 밝혔다.
설립비용 1싱가포르달러가 든 싱가포르 신일그룹이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보물을 인양한다며 투자자를 모았다.
회사 가상화폐인 신일골드코인을 개당 120~ 200원에 판매하여 인양하면 100배로 돌려준다고 하였다.
당시 금 시세로 따져서 신일그룹의 주장대로 150조 원의 가치라면 3천여 톤의 금이 있어야 한다.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이 백여 톤이며, IMF 때 금 모은 게 이백여 톤이라고 한다.
또한 과거 러시아 제국과는 비교도 안 되게 부자인 러시아의 금괴 보유량이 이천여 톤인데 상선도 아닌 함선에 그런 막대한 금을 실을 이유가 없다.
2018년 촬영된 보물선 영상에는 '드미트리 돈스코이'라는 러시아 글자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지만, 사기 의혹이 아니라 그냥 사기라고 한다.
돈스코이함은 러시아 제국의 순양함으로 러일전쟁 중 쓰시마 해전에서 패전한 발트함대 소속의 함선 중 하나였다.
1904년 돈스코이함은 50여 척의 함대와 함께 발트해에서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극동에 이르는 장장 3만여km라는 원정길에 올라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갈 예정이었다.
러시아 함대는 대한해협에서 일본 함대를 만나 큰 피해를 보았다.
이때 살아남은 돈스코이함은 일본 함정들의 추격을 받으며 북으로 토꼈다.
돈스코이의 함장은 혼자서 십여 척의 일본 군함과 맞서 항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결국 울릉도 앞바다에서 배를 일본군에 넘길 수 없다고 판단하여 밤에 승조원들을 보트로 퇴선시키고 함정을 자침시키며 본인은 함정과 운명을 같이 했다.
울릉도에 상륙한 러시아 해군은 뒤따라온 일본군에 모두 포로가 되었다.
드미트리 돈스코이함의 영웅적인 항전은 지금도 러시아 해군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한다.
발트 함대에서 군자금은 회계함인 나히모프함에서 전담하였고, 이 함은 쓰시마 앞바다에서 침몰하였다.
즉 돈스코이함에는 처음부터 군자금이 없었다.
돈스코이함보다는 나히모프함이 보물선일 확률이 더 높다.
그런데 쓰시마에서 침몰한 그 나히모프함에서 고작 금괴 열몇 개만 발굴했다고 한다.
보물선의 매력은 물론 엄청난 보물 로또이다.
바닷속에 70조가 넘는 보물이 가라앉아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보물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난파선에 남아있는 역사 정보이다.
각각의 난파선은 과거를 연구할 수 있는 타임캡슐이기 때문이다.
그럼 보물선을 찾으러 가,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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