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 : 니콜라스 케이지만큼 잘 생긴 베르뭇가의 증손자 [5] | |
3501| 2007-03-14 | 추천 : 1| 조회 : 1275 |
아르헨티나 산후안의 유명한 와인도가에 들렀다. 증조할아버지 대부터 포도를 발로 밟아 와인을 만들기 시작하여 그 비법이 지금까지 전수되어 온 유서 깊은 집이다. 방문 시간이 4시 반 정도 되었는데 마침 시애스타(라틴 지방에서 낮잠 자는 시간)이라 문이 닫혔다. 주변에서 놀고 있던 꼬마가 잠시 기다리라고 손짓을 해서 기다렸다. 한참 후 나온 주인은 33세의 미남 아저씨인데 영화배우 니콜라스 케이지만큼이나 잘 생겼다. 자기 집에서 손수 만든 와인 5종류를 직접 와인 잔에 담아 갖고 와서 일일이 시음시키고 설명을 해준다.
공장에서 시판되는 와인은 포도 줄기와 이파리, 씨앗을 같이 갈아 숙성시켜서 텁텁한 맛을 느낄 수 있으나 전통 방식은 여자들이 발로 밟아 그 즙을 두 번 걸러서 숙성시켜 만들어 개운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예전에 동네 남정네들이 여인들의 각선미를 감상(?)할 호기이기도 했다. Galdeano란 성을 가진 이 술도가는 증조할아버지(Baltazar Galdeano)가 처음으로 스페인에서 Vermut(베르뭇)이란 술을 만들어 지금도 세계 각국으로 이 술이 유통되고 있다고 자부심이 대단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칵테일 재료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리큐르이다. 이 술도가에서는 다른 양조장에서 두 번 거르는 과정을 자기네는 다섯 번 걸러서 만들기 때문에 이런 맛이 나온다고 시음하는 우리들이 못 알아먹을까봐 몇 번 설명해준다.
맛을 보니 시중의 와인 맛보다는 깨끗하고 개운한 느낌을 준다. 이 맛을 아는 사람은 다른 와인을 안 먹는다고 한다. 이 나라 대통령 궁에서는 매년 자기 와인 백 박스를 주문하여 직원들에게 선물하는 오래된 전통이 있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오늘 낮에도 산후안 주지사 가족이 이 자리에 앉아서 식사와 함께 이 와인을 먹고 갔고, 시장은 저 자리에 앉아서 먹고 갔단다. 저기 있는 벽난로가 자기 할아버지가 백 년 전에 설치한 난로란다.
시애스타 시간에는 웬만해서는 문을 열지 않으나 외국 관광객들에게는 특별히 문을 열어 준다고 설명한다. 그래 봤자 이삼십 분 먼저 연건데. 아무튼 장인정신이 투철한 Galdeano가의 제조 기법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나마 알게 되었고 맛있는 전통 와인을 산지에서 직접 맛봐서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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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ro et Ivan | 하하....정말 니콜라스 케이지 조금 닮았는데요? 눈매와 눈썹이 특히 닮은 것 같습니 다. Baltazar Galdeano이란 분이 베르뭇의 창시자였군요. 역사적인 인물이 증조할아버지라니, 자부심 가질 만도 합니다. 그리고 배불뚝이 그을린 오크통이 귀여워요, ㅋ ㅋ | 03-14 |
sandro et Ivan | 아르헨티나의 스페인 혈통의 얼굴을 보게 되어서 특히 기쁩니다. 눈썹이 짱구같은 게, 어딘지 귀염성 있고 애교스러운 사장님이시군요. 여자들이 밟아서 만든다는 와인, 꼭 한 번 맛보고 싶네요, ㅋㅋ 색상도 참 다양하군요. 양조장도 매력있는 직업이네요. | 03-14 |
sandro et Ivan | 근데, 이탈리아, 프랑스 Vermouth는 들어봤는데, 스페인 Vermouth란 게 있다는 건 몰랐네요. 스페인이라고 하면 그저 Sherry주 밖엔 몰랐거든요. 맛이 몹시 궁금합니다, ㅋㅋ | 03-14 |
saci | 난로와 통나무 의자가 참 정겨워요....저렇게 대대로 가업을 이을 수 있는 사람들..... 꼭 이렇게 멋지게 성공하지 않는다해도....아름다운 일이지요............아사도 굽는 사진을 보니...부에노님이 내가 알던 ..내가 생각하는 그 분이 맞는 것 같네요... | 03-15 |
토마토 | 아르헨티나의 포도주 생산량은 칠레를 휠씬 능가하지만 칠레가 수출에 적극적인데 반해 대부분 국내소모로 다 없앤다고 합니다. 멘도사가 포도주 생산지로 유명하지요,기후가 적합해서... | 0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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