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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해안의 상아와 당구

코트디부아르 아비장 포트 상아해안의 상아와 당구 우리의 해피 라틴호는 지브롤터를 지나 대서양에서 아프리카 서해안으로 남진한다.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에 비료를 풀어주러 간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노획한 코끼리 상아를 유럽으로 보내던 상아해안은 굴곡이 완만한 해안선으로 60여km나 된다. 아이보리코스트는 불어로 코트디부아르이다.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자국어로 번역하지 말고 코트디부아르 그대로 사용해줄 것을 원한다. 1890년대에 세네갈, 기니, 가봉 등과 함께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고 공용어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며 우리보다 좀 늦은 1960년에 독립했다. 상아는 코끼리의 코 양옆으로 길게 튀어나온 엄니를 말한다. 엄니란 흔히 어금니로 알거나 송곳니로 생각하기 쉽지만, 앞니의 일종으로 따로 뿌리 없이 끝없이 자란..

세상에서 제일 큰 유조선 'HAPPY GIANT'호

56만 톤의 원유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 세상에서 제일 큰 배 'HAPPY GIANT'호 'HAPPY LATIN'호는 지중해의 잔잔한 바다를 힘차게 헤쳐가고 있다. 그런데 누가 알랴? 언제 거센 폭풍우가 배 앞에 몰아칠 줄을...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우리네 인생 아니던가. 망망대해에서 맑은 하늘 구름 위로 비행기가 날아가는 것이 보인다. 비행기 꼬리에서 나온 하얀 연기가 일직선을 그리는 걸 아련히 쳐다보며 또 멍 때린다. 교대할 때 비행기를 타고 가다 보면 창문 옆으로 온갖 풍경이 지나간다. 대부분 800여m 창공의 구름과 같이 가지만, 맑은 하늘에선 지나가는 비행기도 보이고 망망대해에서는 일엽편주 화물선이 하얀 물거품을 내며 씩씩하게 항해하는 것이 가끔 보인다. 그런 것을 보기 위해 창문 옆..

미국에서 한 달 안에 만든 만 톤급 리버티 선단

아직 두 척이 남아있는 미국의 물량전을 수행했던 리버티급 화물선 미국에서 한 달 안에 만든 만 톤급 리버티 선단 "올 스테이션, 올 스탠바이!" 선교에서 3항사가 외치는 스피커 소리가 마사 엘 브레가항을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브리지 여기 폭슬, 감도 좋아요." "브리지 여기 풉, 감도 좋습니다." 선수와 선미에서 1항사와 2항사의 대답이 크게 들린다. 이어 캡틴이 나지막하게 말한다. "초사, 2항사. 더운데 수고 많아요. 바쁜 거 없으니 천천히 해요." "라져, 써!" 1항사와 2항사의 씩씩한 대답과 함께 선수와 선미에서 부두에 묶었던 호사 줄이 풀리고 터그보트가 만선이 되어 육중한 'HAPPY LATIN'호를 바다로 끌어당긴다. 방파제를 벗어나니 비로소 시원한 바닷바람이 열 받은 배를 식혀주는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