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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로테, 그대를 사랑했노라

70년대 스타 중 한 명인 서미경 씨 ​ ​ 샤로테, 그대를 사랑했노라 ​ ​ "이만수 선수. 때렸습니다. 큽니다, 커요. 넘어갑니다. 호무랑~ 호무랑~!" 어렸을 때 TV나 라디오에서 야구 중계를 들은 기억이 날 것이다. 고등학교 다닐 때 좁은 학교 운동장에서 연습하던 선수와 김인식 감독을 자주 봤다. 당시 모교의 성적은 예선에서 올라가기도 버거웠고 어쩌다 전국 대회에 나가도 대부분 초반 탈락이었다. 그래서 세상의 벽이 높다는 것을 저절로 깨닫게 되었다. ​ 해피 라틴호가 금방 지나간 따뜻한 오키나와에는 프로 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겨울 전지훈련으로 자주 갔다. 입속의 연인 롯데는 껌과 과자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온 롯데 모델 출신 배우 서미경 씨가 젊은 우리들의 마음속 연인..

서생원과 페스트

서생원과 페스트 ​ ​ 해피 라틴호가 파도가 잔잔한 오키나와를 지나 고베를 향해 씩씩하게 갈 때 주방에 쥐가 나타났다. 주방 식구들이 쥐를 잡는다고 쫓아다니다가 결국 잡지 못했다. 숨을 곳이 많고 사방이 트인 주방에서 잽싼 쥐를 맨손으로 어떻게 잡나. 아마 더반항에서 올라온 모양이다. 쥐는 선용품이나 주 부식 실을 때 들어오기도 하고 배를 부두에 묶어놓은 밧줄을 타고 올라오기도 한다. 그래서 부두에 묶은 굵은 로프에 둥근 함석판을 달아 쥐가 밧줄을 타고 배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다. 캡틴이 1항사에게 고베 입항하기 전에 시간을 내서 갑판부원 전부 선내 소독과 쥐를 잡으라고 했다. ​ 전 세계 어느 항구나 배가 검역 묘지에서 입항 수속할 때 배 안에서 쥐나 쥐똥이 보이면 수속이 안 된다. 소독하고 쥐를 없..

유황도 전투와 오키나와 여인​

'Red flower'라는 오키나와 여인의 사진집을 펴낸 오키나와 출신 사진작가 이시카와 마오의 작품 중 하나 그녀는 평생을 '나는 일본인이 아니다, 나는 오키나완이다.'라고 오키나와 인의 정체성을 맹렬하게 주장했다 ​ ​ 유황도 전투와 오키나와 여인 ​ ​ 더반항을 출항한 해피 라틴호의 긴 항해가 끝판이 되어가고 있다. 일본 영토인 오키나와 아래를 지나고 있다. 이제 750해리 정도만 더 가면 목적지인 고베항에 도착한다. 15노트 속력으로 이틀 남짓 가면 된다. 멀리 오키나와섬 남쪽에 5초마다 한 번씩 번쩍이는 키안 등대 불빛이 보인다. 고국이 가까운 밤바다에서 맥주라도 한잔 걸치면 생각이 복잡해진다. 남희의 긴 생머리와 덧니를 가리던 하얀 손, 봉긋한 가슴에 안고 있던 두꺼운 교재, 엑스 자 젓가락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