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다리회와 고래회충 회를 처음 먹어본 게 아마 군 시절인 거 같다. 해운대 탄약창에 선임하사와 암호병 그리고 통신병인 글쓴이와 세 명이 파견 근무를 했다. 석 달 동안 근무하면서 한 일은... 없다. 그냥 먹고 놀았다. 다 전시를 대비해 준비하는 건데 평시라 지금 기억으론 군기 빠진 행동을 자제하는 정도에서 정말 하는 일 없이 빈둥댔다. 자대는 대구 2군 사령부에 있지, 탄약창 간부들은 영내에 철조망 치고 출입을 통제하는 통신대에 들어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출입 기록이 남겨지고 만약 암호 자재 분실 등 사고가 터지면 필히 보안대의 조사가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직 장교나 주번하사관은 출입문 밖에서 '어이! 통신대 별일 없나?' 하고 소리친다. '충성!' 하고 경례하며 들어오시라고 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