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872

조선소 풍경

TV에 중계된 우리나라 조선소에서 처음으로 만든 26만 톤급 초대형 유조선 Atlantic Baron호 배 왼쪽에 바글바글하는 환영 인파 앞에서 육 여사가 대모가 되어 박 통이 지켜보는 가운데 명명식을 했다 ​ ​ 조선소 풍경 ​ ​ 해피 라틴호를 타니 일본 조선소에도 가보고 좋네. 전에 탱커 탈 때 울산 현대미포조선소 드라이 독에 들어가 본 적이 있다. 조선소는 워낙 작업이 위험하여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다. 조선소의 풍경은 엄청나게 큰 골리앗 크레인이 압도하며 온천지가 다 철판과 위험물 판이다. 정문까지 조심해서 나와야 겨우 사람 사는 안전한 곳이 보인다. ​ 일본과 중국의 선주들은 새 배를 주로 자기 나라 조선소에 발주한다. 그동안 잘 만들어 왔고 또 잘 굴러간다. 그런데 해난 사고와 환경 오염이..

드라이 독에서 화장을 고치고

피아니스트의 전설 ​ ​ 드라이 독에서 화장을 고치고 ​ ​ 음악 : 피아니스트의 전설 Playing love ​https://www.youtube.com/watch?v=DvldPQvgnkw Piano man, Billy Joel https://www.youtube.com/watch?v=TopdlAgjdA4 ​ ​ 해피 라틴호는 고베에서 철광석을 다 풀어주고 지바로 향했다. 5년마다 있는 정기검사를 받기 위해 지바에 있는 미쓰이 드라이 독으로 간다. 송수신기와 안테나 점검을 신청했다. 짬 나는 대로 사주부 인벤토리를 정리했다. 재고목록은 매년 연말에 본사에 보내왔던 거라 전임자가 해놓은 것에 받은 거 더하고 쓴 것 뺀 재고만 보고하면 된다. 정기검사인만큼 드라이 독에 배를 올려 바닥에 붙은 따개비와 해초..

배에 얽힌 슬프면서 아름다운 자화상

현대중공업이 SK해운에 인도한 18만㎥급 천연가스 연료를 쓰는 LNG운반선 ​ ​ 배에 얽힌 슬프면서 아름다운 자화상 ​ ​ 음악 : Sailing, Rod Stewart https://www.youtube.com/watch?v=FOt3oQ_k008 ​ ​ 해피 라틴호가 고베에 철광석을 풀어주면 아마 고베제강에서 제련할 것이다. 한때 아베 형이 젊었을 때 평사원으로 근무했던 회사란다. 고베제강은 일본 시장에서 철강 3위, 알루미늄 2위를 기록하는 탄탄한 철강업체이다. 그런 고베제강이 수십 년 동안 소비자를 속이고 함량 미달인 제품을 납품해왔다는 게 탄로 나 일본은 물론 국제사회에도 큰 물의를 일으켰다. 자위대 군사 장비, 토요타 등 자동차 업체, 신칸센에 들어가는 부품, 히타치에서 제작 중인 영국 고속철..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Kobe port tower in night ​ ​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 ​ 음악 : 돌아와요 부산항에, 조용필 https://www.youtube.com/watch?v=J-Vnojc9-4s ​ ​ 해피 라틴호가 긴 항해 끝에 오사카만에 들어서니 우현 쪽 간사이 공항에 비행기가 수시로 뜨고 내리는 것이 보인다. 거리의 불빛이 너무 곱다는 불루 라이토 요코하마. 바다에서 보는 고베 포트 타워와 해양 박물관의 야경도 요코하마 못지 않게 아름답다. 일본에 오니 바다 냄새도 다른 것 같다. 바다내음에 상큼한 미깡 향기가 섞인 건 아닌지... ​ 영국과 아일랜드, 이란과 이라크처럼 이웃 나라가 불편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 역사적으로 서로 영토나 종교 분쟁으로 감정싸움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들..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와 축소지향의 일본인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가 일본에서 대히트하여 십여 년간 현역 최고 가수 중 한 명이었던 이시다 아유미 ​ ​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와 축소지향의 일본인 ​ ​ 음악 : Blue light Yokohama, Ishida Ayumi https://www.youtube.com/watch?v=pkQ9EJ7rk2E ​ ​ 마찌노아카리가 도데모기레이네 요코하마~ 불루 라이토 요코하마~ 거리의 불빛이 너무 곱다는 요코하마. 이 노래를 부른 야사시한 이시다 아유미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 출신으로 가수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배우로도 여러 상을 받은 팔방미인과이시다. ​ 해피 라틴호가 삼천포로 빠지지 않고 일본에 간다니 갑판부의 지도와 거울인 젊은 1갑원이 짬만 나면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를 흥얼거린다. 그림만 잘 그리는 줄 알..

삼천포로 빠진 해피 라틴호

고대 이집트 종이인 파피루스에 그린 그림 ​ ​ 삼천포로 빠진 해피 라틴호 ​ ​ 음악 : 어디쯤 가고 있을까, 전영 https://www.youtube.com/watch?v=hB0V9IJGjRY ​ ​ "떠나간 그 사람은 지금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애인도 없는 애달픈 청춘이 이런 노래를 들으면 센치해지곤 했다. 대마초 파동과 신군부의 서슬 푸른 가요 금지 조치로 기존 가수들이 숨죽이고 있던 7080시대. 단발머리에 잠자리 안경을 쓴 앳돼 보이는 가수 전영에 우리 청년 문화의 순수함이 느껴졌었다. ​ 가로등도 없는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에서 해피 라틴호는 고베를 향해 어떻게 갈까? 그냥 가다 보면 나오겠지... Oh~ No! 과학 기술이 발달한 요즘은 자동 항법 기기인 GPS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

떠나는 배와 항구를 향한 마도로스 순정

삼만 톤급 벌크 캐리어 ​ ​ 떠나는 배와 항구를 향한 마도로스 순정 ​ ​ "엘라~ 파파리~오!" 선박 VHF 무선전화에서 '치익~' 하는 잡음과 함께 그리스 선원이 파파리오라는 친구를 부르는 소리이다. 망망대해를 항해할 때 정말 며칠간 하늘과 바다 그리고 갈매기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가 자주 있다. 일본이 가까워져 오니 배도 많이 보이고 특히 그리스 혼승, 필리핀 선원이 탄 배는 아주 많다. 우리는 심심하면 '한국 배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가끔 필리핀이나 다른 외국 선원이 장난삼아 어눌한 한국말로 '항국 배 이써요?'라고 호출하기도 한다. 응답이 없는 경우가 많고 멀리 보이는 배가 한국 사람이 탄 배 같으면 그렇게 호출한다. 다행히 한국 선원이 들으면 대부분 반갑게 응답한다. 그렇게 통화..

등대지기

등대지기 실종 사건을 다룬 영화 Keepers ​ ​ 등대지기 ​ ​ 음악 : 등대지기, 양희은, 은희, 이선희 https://www.youtube.com/watch?v=zqUtxilTl7U ​ ​ 얼어붙은 달그림자 물결 위에 차고 한겨울의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 우리 또래는 누구나 아는 노래 '등대지기'는 영국 민요인데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이 미국에 전해 찬송가로 불렀다고 한다. 학생 때 은희 씨나 양희은 선배가 고운 목소리로 등대지기를 부르는 것을 들으면 노래 가사가 절절히 가슴에 와 닿아 절로 사슴이 아렸다. 그때 나는 이미 바다로 가는 게 운명처럼 정해진 것이었을까? ​ 등대는 선박의 야간 항해에 길잡이가 되고, 밤에 잘..

우주에서 식사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 그는 한국전쟁에 전투기 조종사로 근무한 베테랑 파일럿 출신이다 지구에 귀환한 뒤 영웅이 됐지만, 내성적인 성격으로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꺼렸다고 한다 ​ ​ 우주에서 식사 ​ ​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미레 도레 미미미 레레레 미미미... 어렸을 때 많이 불렀던 동요 '비행기'는 특이하게 도레미 세 음계만으로 만들어진 미국 동요이다. ​ 해피 라틴호가 고베를 향해 망망대해를 빨빨거리고 갈 때 하늘에는 비행기가 하얗고 긴 연기 자국을 남기며 날아가는 게 종종 보인다. 경제 대국 일본이 가까워지니 지나가는 배뿐만 아니라 여객기도 많이 날아다닌다. 민간기는 보통 대류권의 난류를 피해 성층권 아래 약 만m 상공에서 시속 900여km로 나니 금방 눈에서 사라진다. ​ 선..

샤로테, 그대를 사랑했노라

70년대 스타 중 한 명인 서미경 씨 ​ ​ 샤로테, 그대를 사랑했노라 ​ ​ "이만수 선수. 때렸습니다. 큽니다, 커요. 넘어갑니다. 호무랑~ 호무랑~!" 어렸을 때 TV나 라디오에서 야구 중계를 들은 기억이 날 것이다. 고등학교 다닐 때 좁은 학교 운동장에서 연습하던 선수와 김인식 감독을 자주 봤다. 당시 모교의 성적은 예선에서 올라가기도 버거웠고 어쩌다 전국 대회에 나가도 대부분 초반 탈락이었다. 그래서 세상의 벽이 높다는 것을 저절로 깨닫게 되었다. ​ 해피 라틴호가 금방 지나간 따뜻한 오키나와에는 프로 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겨울 전지훈련으로 자주 갔다. 입속의 연인 롯데는 껌과 과자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온 롯데 모델 출신 배우 서미경 씨가 젊은 우리들의 마음속 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