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원의 항해일지 200

바다 이야기

꿈나무 아가씨는 바다를 보며 무슨 상상을 하고 있을까... ​ ​ 바다 이야기 ​ ​ 지구에는 다른 행성과 달리 바다가 있다. 바다는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바다 전체의 평균 수심은 약 사천m로 알려져 있다. 가장 깊은 마리아나해구는 수심이 만이천m에 가까워 에베레스트산이 들어가고 남아 한라산까지 집어넣어도 이백여m나 더 깊다. 바다가 광활한 만큼 각 대양에 담겨 있는 바닷물의 양도 엄청나다. 바다가 없었다면 지구는 다른 행성처럼 생명체가 없는 황무지였을 지도 모른다. ​ 가장 오래된 화석이 바다에서 살던 생물의 화석이다. 모든 생물의 대사작용이 수용액 상태에서 진행된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 엄마 배 속 양수에서 발차기하며 컸듯이 말이다. 양수도 바닷물 성분과 비슷하단다. 동물의 혈액..

포식자 상어에 대한 오해와 편견

수영선수와 다이버의 딸인 오션 램지는 하와이에서 자라서 7살에 첫 번째 상어를 만나 매료되었다. 그녀는 32종 이상의 상어와 교류했고 상어 연구와 보존에 시간을 할애했다. 할리우드가 상어를 악랄한 포식자로 묘사하는 등 오해와 편견에서 인간과 상어가 안전하게 지내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 ​ 포식자 상어에 대한 오해와 편견 ​ ​ 'Shark'의 어원이 독일어로 '악당'이라고 난폭한 성질을 가졌다는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 상어. 영화를 보면 수영하는 사람 근처에 상어 등지느러미가 보이면서 긴장감을 주고 곧 비명과 함께 살이 뜯기고 붉은 피가 바다를 물들인다. 조스나 상어가 나오는 영화에서는 관객들 재미있으라고 그렇게 공포 분위기로 만든 모양이다. 배를 타고 항해하면서 그런 상어 등지느러미가 가까이 오는 걸..

사람과 친한 범고래의 킬러 본능

범고래 쇼, 보는 이는 재미있겠지만... ​ ​ 사람과 친한 범고래의 킬러 본능 ​ ​ 젊었을 때, 특히 학생 때 즐겨 듣던 음악을 지금 다시 들으면 전율할 때가 있다. 추억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내 청춘의 단편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그때 주변에 같이 살던 엄마, 아빠, 친지 그리고 친구와 짝사랑했던 이성 동무들... 그러면서 그때 내 안에 내가 여럿이 있었다는 걸 느낀다. 그런 뒤죽박죽인 내 삶의 궤적을 돌아보며 부끄러웠던 젊은 날의 초상도 돌이켜 본다. 우리 중생은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는 모양이다. 한바다에는 거의 유일하다시피 하게 우리 인간에게 적대적이지 않은 거대한 포식자가 있다. ​ 미국, 일본 해양 쇼나 유튜브 영상에서 재미있는 범고래 쇼를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길이 7m가 넘는 거대한..

누가 바다의 제왕 대왕고래를 공격하는가

대왕고래를 공격하는 범고래 떼 ​ ​ 누가 바다의 제왕 대왕고래를 공격하는가 ​ ​ 현존하는 동물 중 지구에서 가장 크다는 대왕고래. 큰 놈은 30m가 넘고 몸무게가 180t이나 한단다. 인간이 마구 잡아 그 수가 크게 줄어 1966년부터 국제조약으로 포획이 금지되었다. 우리가 다 알 수 없는 바다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 호주 서부 해안에서 대왕고래 한 마리를 집단으로 공격하는 범고래가 목격됐다. 고래를 보러 온 관광객 40여 명은 범고래의 집단사냥 현장을 몇 미터 눈앞에서 봤다. 몸집이 거대한 대왕고래는 분기공에서 쉴 새 없이 수증기를 뿜어내며 사력을 다해 피하려 했다. 이들은 덩치만 크고 이빨이 수염처럼 되어 있어 먹이를 거르기만 할 뿐 까부는 놈들을 물 수가 없다. 그러니 한꺼번에 달려..

고래 III, 바다의 소음 공해

최근 남극에서 발견된 개체 수는 물론 생활방식 등 알려진 게 거의 없는 부리고래 ​ ​ ​ 고래 III, 바다의 소음 공해 ​ ​ 해운 물동량이 늘면서 선박에 의한 소음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바다 생태계 전반에 소음의 영향으로 해양 생물이 제 명에 못 살고 있다. 인류는 지구를 오염시키고 대기의 온도를 높인 것뿐만 아니라 이제 바다까지 시끄럽게 만들어 수많은 해양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만수무강에 지장을 주고 있다. 해양 전문가들은 인류가 대양에서 해운, 어업, 개발 활동으로 내는 소음이 사상 최대로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해상 물동량이 늘면서 주요 항로의 소음은 서른 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해양동물은 생활 습성과 행동 그리고 일부는 생존에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 해양동..

고래 이야기 II

캘리포니아 해안을 지나가는 유조선 근처에서 헤엄치는 거대한 긴수염고래 ​ ​ 고래 이야기 II ​ ​ 고래의 귀지로 고래의 생활사와 지구 환경변화를 알 수 있다. 대왕고래는 여름 동안 극지방에서 배불리 먹은 뒤 나머지 반년은 따뜻한 바다에서 새끼를 낳아 기르며 먹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6개월 주기의 생활 흔적은 귀의 분비물이 돌처럼 굳은 귀지에 나이테처럼 남는다. 물고기의 머릿속에도 귀돌이라는 작은 평형기관이 있어 그 안에는 나이테같이 물고기가 살던 환경과 정보가 담겨있다고 한다. 고래는 물고기가 아니어서 귀돌은 없지만, 대신 거대한 귀지가 그 역할을 한다. ​ 미국의 해양 과학자들은 배와 충돌해 죽은 12살짜리 20여m 길이의 수컷 대왕고래에서 염소 뿔처럼 생긴 귀지를 빼 분석했다. 과학자들은 이 고..

고래, 그대는 누구신가요?

고래 옆을 지나는 화물선 ​ ​ 고래, 그대는 누구신가요? ​ ​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동해로 가자던 송 선배는 지금도 이 노래를 부르며 많은 사람을 추억 모드로 보낸다. 그때 우리 중고생들은 포경 수술하는 것을 고래 잡으러 간다고도 했다. ​ 배를 타고 태평양이고 대서양 등 대양항해를 하면서 큰 고래를 몇 번 봤다. 선교에서 오후 당직 서던 친한 2항사나 갑판수가 고래를 보면 알려주기도 했다. 망망대해에서 어제 같은 오늘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바다에서 거대한 고래가 유영하는 것을 보면 반갑고 그 위용이 대단하다. 검푸른 한바다에서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큰 사각 머리가 나왔다가 들어가고 또 꼬리를 첨벙대며 거대한 물거품을 내면서 나아간다. 숨 쉬기 위해 분수처..

맛있는 참치와 문제점

참치회와 굴, 멍게 ​ ​ 맛있는 참치와 문제점 ​ ​ 참치회는 배를 타고 처음 먹어봤다. 어느 배나 일요일 점심 메뉴로 대부분 참치와 코끼리 조갯살 그리고 운이 좋으면 멍게 등이 나왔다. 냉동 멍게는 아무 데서나 살 수 없으니 말이다. 글쓴이는 바다와 거리가 먼 곳에서 살아와 회를 별로 구경하지 못했다. 마구로회를 처음 접하니 물컹하고 맛이 이상해 조리장에게 라면이나 끓여달라고 했다. ​ 싱가포르 주롱포트에서 시멘트를 풀어주고 있을 때 한국 원양어선이 마구로를 하역하려고 우리 배 바로 앞에 접안했다. 통신실에서 내려다보니 냉동 참치가 크레인에 주렁주렁 묶여 냉동차에 실리는 것을 신기하게 본 적이 있다. 참치는 잡아서 피와 내장을 뺀 뒤 영하 60°C에서 얼려 냉동 보관한다니 마치 하얀 바윗덩어리 같이 ..

세계의 입맛을 바꾼 노르웨이의 '연어 프로젝트 저팬'

노르웨이 청정바다의 연어 가두리 양식장 ​ ​ 세계의 입맛을 바꾼 노르웨이의 '연어 프로젝트 저팬' ​ ​ 연어는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가서 삼사 년 살다가 산란기에 다시 태어난 강을 찾아와 알을 낳는 회유성 어종이다. 이 습성으로 생태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어로는 'salmon'이라고 적지만 'L'자가 묵음이라 '쌔먼'이라 읽는데 '샐먼, 살몬'이라고 발음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 횟감이나 구이 요리 등으로 인기가 많은 생선이다. ​ 연어는 우리나라에서 귀한 생선이라 일반인들이 자주 접하지 못했었다. 배에서도 참치회는 자주 먹어도 연어회는 구경하기 힘들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연어를 파는 곳이 많아 쉽게 먹을 수 있다. ​ 연어를 회로 먹기 시작한 것은 얼마 안 된다. 연어는 지금 초..

도다리회와 고래회충

​ 도다리회와 고래회충 ​ ​ 회를 처음 먹어본 게 아마 군 시절인 거 같다. 해운대 탄약창에 선임하사와 암호병 그리고 통신병인 글쓴이와 세 명이 파견 근무를 했다. 석 달 동안 근무하면서 한 일은... 없다. 그냥 먹고 놀았다. 다 전시를 대비해 준비하는 건데 평시라 지금 기억으론 군기 빠진 행동을 자제하는 정도에서 정말 하는 일 없이 빈둥댔다. 자대는 대구 2군 사령부에 있지, 탄약창 간부들은 영내에 철조망 치고 출입을 통제하는 통신대에 들어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출입 기록이 남겨지고 만약 암호 자재 분실 등 사고가 터지면 필히 보안대의 조사가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직 장교나 주번하사관은 출입문 밖에서 '어이! 통신대 별일 없나?' 하고 소리친다. '충성!' 하고 경례하며 들어오시라고 해도 ..